수요 침체·IPO 철회 등 악재 겹친 영향
2분기 업황 본격 개선…투트랙 전략 궤도
“원가 절감·수요 증가로 하반기도 우상향”
KCC가 2018년부터 강화해 온 투트랙 전략이 지난해 부침을 견디고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총 4조 원을 투자한 투트랙 전략의 핵심인 실리콘 부문 업황이 개선되고 도료와 건자재 부문 역시 자동차 및 선박 관련 수요 상승·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성장을 지속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실리콘 업황 개선으로 KCC 실리콘 부문의 수익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KCC의 실리콘 부문이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2분기 KC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787억 원, 14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55.5% 늘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1252억 원 대비 12% 이상 늘어난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러한 실적 상승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던 실리콘 부문이 올 상반기 흑자 전환하고 수익성을 높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KCC는 2019년 SJL파트너스와 함께 약 3조5000억 원에 미국 실리콘 업체이자 글로벌 점유율 3위였던 ‘모멘티브머티리얼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실리콘 부문을 강화, 도료·실리콘 투트랙 전략으로의 사업 재편을 본격화했다.
2022년까지는 수익성도 뒷받침되며 사업 확장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한 글로벌 수요 침체로 실리콘 부문 실적이 악화되며 영업손실만 833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KCC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4680억 원에서 지난해 3120억 원으로 약 33% 급감하는 등 회사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KCC는 4월 예정됐었던 모멘티브의 기업공개(IPO)도 철회했다. 이 때문에 사모투자 합작회사인 ‘MOM PEF’가 보유한 지분 4만941주(49.8%)를 4050억 원에 전량 인수하기도 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 당시, 2024년까지 IPO에 실패할 경우 연간 내부수익률 약 5%를 더해 투자자에 보전해준다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악재가 계속되며 투트랙 전략 유지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바뀌는 모양새다.
실리콘 부문은 1분기 2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분기 1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건자재·도료 부문 역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안정·자동차 및 선박 관련 수요 증가 지속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트랙 전략이 다시 궤도에 오르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KCC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52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당분간 호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의 원재료인 메탈실리콘의 약세로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메탈실리콘의 추가 약세로 3분기엔 KCC 실리콘 부문 영업이익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CC 관계자는 ”건자재와 도료 부문의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실리콘 사업 실적이 개선돼 내부 분위기도 좋은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