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GTX는 A노선 개통과 B와 C노선 착공 가시화 등으로 본궤도에 올랐지만, 2기(D·E·F 노선) 이후는 계획에 그치는 만큼 집값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선 개통 시기 등 불확실성이 큰 점을 지적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통과 등 구체화 단계에 접어든 이후부터 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GTX 개통 100일, 향후 추진 일정과 주요 이슈는' 보고서는 2기 이후 GTX노선 사업 전망에 대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불거질 수 있으며, 사업 확장(노선 연장 및 신설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문제(선로 공유 문제, 부속 시설 설치 관련 분쟁 등)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지적한 선로 공유는 새로운 선로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의 철도 또는 수도권 지하철 노선과 공유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기존 노선의 운행 감소 이슈 등이 존재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단 판단이다.
특히 사업 추진 준비 단계인 D·E·F 노선은 예타 통과 시기가 현 정부 임기(2027년)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선 2035년 1단계 구간 개통도 차질이 우려된다.
정종훈 책임연구원은 "계획 단계인 추가 노선은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노선도 개통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3기로 언급되는 'GTX 플러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건의 사항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계획 수립 및 사업자 선정 등을 고려할 경우 사업이 현실화되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때문에 현 단계에선 GTX 2·3기 지역 일대 집값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권 연구위원은 "교통 호재는 구체화할 수록 가격에 반영되는데, GTX 2·3기는 언젠가 개통될 것이란 기대만 있는 상태"라며 "기대 심리만으로 집값에 반영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려면 예타 통과가 필수적이란 진단이다. GTX 등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예타를 통해 경제적 타당성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한다. 예타를 통과하면 타당성 조사, 기본 설계 등 후속 작업을 거쳐 사업이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호재로 반영되려면 가시화가 되어야 하는데 시장은 예타 통과를 그 기점으로 본다"며 "투자적 관점에서 본다면 기대감 단계에서 진입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측면이 있어 일부 거래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위원도 "정확히 집값에 반영되려면 예타를 통과 해야 하고, 이후 착공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시간을 나눠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통 이후엔 분명한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송 소장은 "집값은 크게 교육과 교통, 직주 근접성에 영향을 받는다"며 "GTX 1기 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2·3기 지역도 교통 편의성 부분이 집값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노선과 각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특수성 등이 차등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GTX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향상되고 일일생활권으로 서울 편입이 가능하다고 하면 분명히 집값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집값이 GTX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만큼, 그 지역의 특수성이 중요할 것이고, 역세권 단지 주변으로 생활권이 밀집한 곳 위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