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의지 담긴 환수 유물 공개…"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에 기여"

입력 2024-08-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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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ㆍ이강년ㆍ최익현 등이 직접 작성한 문서들
환수 문화유산…"선조들의 정신 회복하는 의미"

▲1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한말 의병 관련 문서' (국가유산청)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우리나라의 자주독립과 항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인 '한말 의병 관련 문서' 등 3건이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국가유산청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 환수 문화유산인 '한말 의병 관련 문서'를 포함해 '한일관계사료집', '조현묘각운 시판' 등 3건을 언론에 공개했다.

먼저 올해 7월 일본에서 환수한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총 13건이다. △독립운동가 허위ㆍ이강년 등이 작성한 문서 9건 △항일 의병장 유인석과 유학자 최익현의 서신 4건이다. 주로 한말 의병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13건의 문서는 두 개의 두루마리로 제작돼 있다. 각 두루마리 첫머리에 덧붙여진 글을 통해 일제 헌병경찰이 해당 문서들을 수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해당 문서들을 통해) 당시 탄압 대상이었던 의병에 대한 일제의 부정적 시각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위와 이강년을 체포한 사실 등에 관한 기록을 통해서도 일제의 의병 탄압 및 강압적 행위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일제의 입수 경위가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환수유물은 '한일관계사료집'이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편찬한 역사서다. 지난 5월 재미교포 개인 소장자가 아무런 조건 없이 기증했다.

▲1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환수유물에 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 사료집은 현재 국내에서는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독립기념관 소장본이 유일한 완질본인 만큼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에 있어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편찬 당시 총 100질이 제작됐다. 각 권 첫머리에 집필자 중 한 명인 독립운동가 김병조의 인장이 날인돼 있다. 그의 수택본(소장자가 가까이 놓고 자주 이용하여 손때가 묻은 책)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에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

마지막 환수유물은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를 운영하는 김강원 대표가 기증한 '조현묘각운' 시판이다. 독립운동가 송진우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인 송훈의 작품이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광덕리에 있는 옛 지명인 조현(鳥峴)에 묘각(묘 옆에 제사 등을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을 기념해 후손이 번창하길 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최 청장은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이 질곡의 역사를 거쳐 해외로 반출됐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공개하는 환수 문화유산은 단순히 국외에 소재하던 문화유산을 국내로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우리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값진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최익현 선생 관복유물' (국가유산청)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가민속유산으로 지정된 최익현 선생의 관복유물들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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