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新통일담론서 ‘자유통일’ 미래상 제시...7가지 통일방안도 [종합2보]

입력 2024-08-15 16:54수정 2024-08-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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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통일 담론인 ‘8‧15 통일 독트린’을 밝혔다. 1994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하면서도 ‘자유 통일’이라는 미래 통일상을 보다 명확하게 적시했고, 구체적인 통일 추진 전략인 ‘7대 통일추진 방안’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역사적 과제가 통일”이라며 통일 독트린을 제시했다. ‘자유통일을 위한 도전과 응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통일 독트린은 3대 통일 비전과 3대 통일 추진 전략, 그리고 7대 통일 추진방안인 ‘3-3-7’ 구조로 구성됐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발표한 기존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90년대 구소련 붕괴라는 국제 정세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냉전 종식 직후였던 당시 한반도 통일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함에 따라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수립’이라는 3단계 방안이 만들어졌다.

특히 기존 통일방안이 북한 체제를 존중, 상호 화해하는 과정으로 통일에 이른다는 단계론적 접근론을 보이는 반면 통일 독트린은 북한 주민의 자유 열망을 자극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통해 북한 변화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3단계 기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30년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첫 단추인 화해협력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북한정권의 선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제적으로 실천하고 끌어나갈 행동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신(新)냉전 체제가 강화하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우리가 도달할 통일의 모습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다음 통일 독트린을 제시한 것이다.

우선 통일 독트린의 3대 비전으로는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를 꼽았다. 3대 전략으로는 △우리 국민의 자유 통일 가치관‧역량 확고화 △북한 주민의 자유 통일 의지 고양 △국제사회와 연대가 제시됐다.

7가지 통일 추진 방안에는 남북 ‘대화협의체’ 설치와 국제적 지지 확보를 위한 ‘국제한반도포럼’ 창설, 첨단 현장형 통일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의 역할 통일 역량에 반영이 포함됐다. 북한이 민감할 수 있는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와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추진 등도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며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우리나라 성장과 번영을 관통하는 근본 가치는 ‘자유’라는 점이 강조됐다.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945년 광복,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1950년 6·25전쟁 등 지금까지의 과정에는 자유의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권을 침탈당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왔다”며 “이 위대한 여정을 관통하는 근본 가치는 바로 자유”라고 했다.

또한 미완의 과제를 통일로 제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북녘땅으로 확장될 때 완전한 광복이 구현된다는 인식을 담아냈다. 이는 최근 광복절·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나름의 답을 내놓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대한민국 건국은 어느 특정 시점으로 정할 수 없고,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관점에서 통일 시점이 건국일이 된다는 인식이다. 광복과 건국은 자유민주주의 통일로 완성될, 현재 진행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며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 독트린 시행을 위해선 북한 당국의 결단도 필요하다. 김 차장은 “통일은 정권 간 인위적 협상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주민이 자유 평화 통일의 주체이자 추진 세력으로서 이뤄가는 것”이며 “대북 인도지원과 남북대화협의체는 북한 당국의 호응이 필요하다.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8·15 통일 독트린은 통일부를 중심으로 표현을 가다듬어 해설 책자가 배포될 예정이다. 정부는 8·15 통일 독트린 후속 조치도 체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경축식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함께 참석했고, 독립유공자 유족‧국가 주요 인사‧주한외교단‧사회 각계 대표‧시민‧학생 등 약 2000명이 참여했다. 이번 광복절을 맞아 정부포상을 수여받은 독립유공자는 총 121명이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대다수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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