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개막한 프리미어리그(PL)가 1라운드를 모두 마친 가운데 '우승 후보'인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이 승리로 무난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먼저 아스널은 황희찬(28)이 소속돼 있는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아스널은 첫 경기부터 여전한 조직력으로 울버햄튼을 압도했다. 이날 주인공은 아스널의 윙어 부카요 사카(23)였다. 전반 25분 정확한 크로스로 카이 하베르츠(25)의 득점을 도운 사카는 후반 29분 박스 근처에서 패스를 받아 드리블 이후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직접 골망을 갈랐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사카는 경기 종료 후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황희찬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아쉽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맨시티는 첼시를 만나 2-0으로 승리했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의 참가 여파로 핵심인 로드리(28)가 결장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은 여전히 강력했다. 전반 18분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4)의 득점으로 앞서간 맨시티는 후반 39분 마테오 코바치치(30)의 쐐기 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유망주' 리코 루이스(20)가 로드리의 빈자리를 대체한 것도 맨시티엔 큰 수확이었다.
반면 엔조 마레스카(44) 감독 부임 이래 첫 공식 경기를 치른 첼시는 패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첼시는 경기 내내 맨시티를 상대로 잘 맞서 싸웠지만, 마무리 능력의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공격수 니콜라 잭슨(23)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보여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더불어 경기 명단에서 제외된 라힘 스털링(30)이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며 팀 분위기를 해치기까지 해 마레스카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토트넘 홋스퍼는 '승격팀' 레스터 시티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공격에 가담한 측면 수비수 페드로 포로(25)의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37)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이후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점을 1점씩 나눠 갖는 데 만족했다.
경기가 끝난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감독의 전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지난 시즌 강한 압박에 약하다는 약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 변화 없이 이번 시즌을 맞이했다.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한 레스터는 전반전에 체력을 비축한 뒤 후반전에 강한 압박을 걸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술의 변화가 없다면 토트넘의 불안한 경기 운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손흥민(32)은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했지만 침묵했다.
한편, 1위는 에버튼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둔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이 차지했다. 일본인 공격수 미토마 카오루(27)는 전반 26분 결승 골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감독인 파비안 휘르첼러(31)를 선임한 브라이턴은 얀쿠바 민테(20), 브라얀 그루다(20) 등 각국의 유망주들을 끌어모으며 젊은 팀컬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첫 경기부터 대승을 거둔 브라이턴은 이번 시즌 PL의 최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