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성 표심 위해 전국적인 낙태 금지 반대 시사
밴스 “‘캣 레이디’ 발언 후회 안해...민주당이 오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낙태금지법안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방 차원이 아닌 주(州) 정부 차원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밴스 상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방송된 NBC의 ‘미트 더 프레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낙태금지법안이 처리돼 책상 위에 올라온다 하더라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낙태 문제는 주(州)에 맡겨야 한다는 게 그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캘리포니아가 오하이오와 다른 낙태 정책을 원한다면 오하이오는 캘리포니아를 존중해야 하고, 캘리포니아도 오하이오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해는 개별 주와 개별 문화, 그리고 고유한 정치적 감성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를 원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연방 차원의 갈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생명 옹호론자’를 자처하며 줄곧 낙태 반대를 주장해온 트럼프는 최근 들어 자신의 입장을 바꿔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반대한다며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마음이 다급해진 트럼프 측의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해 미국 여성들의 임신중지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2022년 폐기되게 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미국 여성들은 멍청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낙태권 폐기를 공개적으로 자랑해온 두 남성(트럼프와 밴스)에게 우리 딸과 손녀의 미래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밴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과거 2021년 자신의 ‘캣 레이디’ 발언과 관련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과거 내가 냉소적 발언을 했지만, 많은 민주당원이 의도적으로 이를 오도하고 있다”며 “나는 단지 우리나라에서 반(反)가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바꾸고 싶다는 의도에서 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at lady)들이 사실상 국가를 운영하고 있고, 이들은 미국을 자신의 인생처럼 비참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