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24에 S23‧22‧21‧A시리즈까지…'2억대 목표'
15%만 AI 경험 가능…최신 모델 교체 수요 자극
AI 뒤늦은 애플…완전한 기능만 선보이려는 전략
애플의 다음달 출시하는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가 유독 이목을 끄는 이유는 최초 공개되는 애플의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때문이다. 이 기능을 이전의 어떤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지도 관심사인데, 시장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 그 중에서 일부 상위 모델만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3년 전 출시한 스마트폰까지 ‘갤럭시 AI’를 확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두 회사는 모바일 AI에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9일(현지시간) 아이폰16 시리즈와 애플워치10, 에어팟4 등 신제품을 공개하는 동시에 새로운 운영체제 iOS18도 발표한다. 여기에 애플의 자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출시된 모델 중에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15프로와 아이폰15프로맥스까지만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모델에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추가하는 이유에는 하드웨어 한계가 꼽힌다. 이 기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A17프로 칩이 탑재돼야 하는데, 아이폰15프로와 아이폰15프로맥스 정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폰15와 아이폰15플러스, 아이폰14프로는 A16칩을 썼다.
D램의 용량도 문제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D램 용량이 8기가바이트(GB) 이상 필요한데, 아이폰15와 아이폰15플러스 등의 모델은 6GB로 지원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애플의 전략을 더 큰 이유로 거론한다. 하드웨어 문제는 기능 축소 등 소프트웨어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AI 기능 구동이 어려운 S23, S22, S21, 심지어 보급형 스마트폰인 A 시리즈까지 소프트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으로 올해까지 2억 대 이상의 제품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 사장은 “갤럭시 AI의 혁신을 더 많은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 AI 대중화를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개방성’이다.
애플도 이전 아이폰 모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원으로 AI 기능을 도입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애플이 AI 지원에 다소 소극적인 것은 신제품 수요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돌아왔다는 예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교체 수요만 2억 대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 9월 신제품을 출시하는 애플이 AI 흐름을 타고, 더 많은 기기 교체 수요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기기는 현재 애플 사용자 중 약 15% 수준에 불과하고 이외의 사용자들은 이 기능을 경험하려면 신규 기기를 추가 구매하거나 교체해야 한다”며 “AI 기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이 필요하고 이는 최신 모델에 대한 신규와 교체 수요 자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보수적인 전략도 이유로 꼽힌다. 김종기 산업연구원(KIET) 실장은 “삼성전자가 먼저 AI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애플은 뒤늦게 AI 기능을 도입하며 한발 늦은 상황”이라며 “애플은 한발 늦은 만큼, 이전 모델에 온전하지 못한 AI 기능을 추가하기보다는 새로운 아이폰16 시리즈에 완벽한 AI 기능만 선보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