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연말 일몰 맞아…공모주 흥행 꺾이며 '이중고'
활기를 찾은 비우량 채권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이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우량채 수요 확대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하이일드 펀드 분리과세 혜택이 연말 종료되고, 기업공개(IPO) 흥행이 사그라들면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공모와 사모를 합친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은 1조1847억 원으로, 연초 5520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732억 원)에 비해서도 비슷한 규모로 크게 늘었다.
하이일드 펀드는 비우량채를 의무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하는 만큼 위험성이 큰 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배경으로는 하이일드 펀드 공모주 우선 배정과 분리과세 혜택 등 제도가 시행된 점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부터 BBB+ 등급 이하 채권을 45% 이상 투자한 펀드에서 나온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세율 14%로 1인당 3000만 원까지 분리 과세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BBB+ 이하 회사채 45% 이상 편입,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부여했다.
하이일드 펀드 분리과세 제도는 올해 상반기 달아오른 IPO 시장과 맞물려 하이일드 펀드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하이일드 펀드의 약 50%를 BBB급 회사채 구성했다고 가정할 경우, 최근 1년간 발행된 BBB급 회사채 규모가 약 2조 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비우량채 조달의 일정 부분을 하이일드 펀드가 흡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하이일드 펀드 분리과세가 일몰제로 사라는 상황에서 하반기로 접어들며 IPO 시장 열기가 식을 것으로 전망되며 저신용 기업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공모주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734대 1로, 최근 7년 평균(902대 1)를 하회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려면 대형 공모주가 주기적으로 나와줘야 하지만 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은 효과가 크든 작든 하이일드 시장 상수와 같은 역할”이라며 “채권 시장이 안정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우호적 정책적 지원이 지속될 필요성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