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텔레그램 등 특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 각지 중·고교생의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광범위하게 유포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대전에서 관련 피해 신고가 처음으로 경찰에 접수됐다.
27일 대전시교육청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대전 지역 여고생 A 양이 딥페이크 영상물에 본인의 얼굴이 합성돼서 유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시 교육청과 대전 한 경찰서에 각각 신고했다.
대전 경찰은 A 양 신고 건을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이첩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시 교육청은 전날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특별주의보'를 선제적으로 발령하고 학교별 담당 장학사,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파악·수합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는 긴급공문을 보내 피해 사례 확인 시, 시 교육청과 경찰에 바로 신고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앞서 수도권 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이 타깃이 된 단체 대화방 운영자 등이 경찰에 검거됐는데, 이번에는 대학은 물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지역·학교별로 세분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다수 만들어졌으며 대화방마다 수천 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겹지인방'(겹지방)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이 서로 같이 아는 특정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방식으로 성희롱을 일삼았다.
1000개가 넘는 메시지가 공유된 대전 지역 대화방도 잇따라 확인됐다. 최근까지 이 대화방에는 특정 여고 이름과 특정 지역에 거주 중인 여대생들의 실명 등이 공유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 SNS에는 딥페이크 영상물이 만들어진 지역과 학교 명단도 공유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 천안 지역 중·고교 수십 곳과 지역 대학교도 명단에 올라와 있어 학부모 우려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시 교육청은 다음 달 6일까지 특별 교육주간을 운영, 디지털 성범죄 피해 대응 요령과 성 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 등을 진행한다. 또 추가 피해 신고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