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릴리)가 27일(현지시간)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의료보험 적용 제외 품목의 가격을 종전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를 발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열풍이 부는 가운데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번에 나오는 젭바운드의 4주 투약 가격은 용량에 따라 399달러(약 53만 원·1회당 2.5㎎ 기준) 또는 549달러(73만 원·1회당 5㎎ 기준)로 책정됐다. 릴리는 위고비나 기존 젭바운드의 가격이 1000달러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펜 형태의 주사기 안에 든 일체형이 아닌 주사 약병 형태로 판매된다. 소비자들이 주사기를 마련해 주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엄청난 수요 속에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림에 따라 생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사액만 따로 팔기로 했다. 주사액 형태는 약물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용량 조절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릴리는 성명을 통해 “새 버전의 젭바운드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높은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찾는 환자에게 개선된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싼 약값을 감당하기 힘들어했던 메디케어(미국 고령자 의료보험)나 비만치료를 보장범위에 두지 않은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릴리는 또 환자의 집으로 약물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헬스 플랫폼인 릴리다이렉트를 통해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짜 의약품 확산을 막겠다는 설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릴리의 발표를 즉각 환영하며, 처방약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부 노력의 결실로 꼽았다. 바이든은 “릴리가 이전 청구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낮춰 기쁘다”면서 “이 약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국 가정을 위한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약값을 낮추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