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로 '이사'...증권가 유치 전쟁으로 가입자↑

(출처=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절세혜택을 가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 중이다. 증권사에서만 가입이 가능한 중개 ISA에 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으로, 증권사들의 유치 경쟁도 뜨겁다. 특히 올해는 중개형 ISA 출시 이후 계좌를 만들었던 가입자들의 의무가입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으로 고객 선점을 위한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ISA 가입자는 올해 7월 31일 기준 555만143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478만9509명) 대비 16%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연말 기준인 493만2020명으로 봐도 61만9414명(12.5%) 늘어났다.

ISA 전체 투자 금액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투자금액은 23조4804억 원이었으나 7월 31일 기준 29조5405억 원으로 6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ISA는 주식,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는 만능 통장이다. 운용 방식에 따라 신탁형·일임형·투자중개형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의 경우 수익 200만 원까지(서민형, 농어민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되고.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리과세 9.9%가 적용된다.

신탁형의 경우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하고 일임형은 투자 일임을 받은 은행이 직접 운용하는 계좌다. 특히 이 중 증권사에서만 취급하는 중개형은 채권이나 국내 상장 주식, 펀드 등을 직접 투자할 수 있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7월 31일 기준 증권사 ISA(중개형) 투자금액은 총 15조68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조7964억 원) 대비 무려 5조8857억 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 ISA 투자금액은 13조6840억 원에서 13조8584억 원으로 1744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 ISA에 비해 증권사 ISA가 뒤처져 있었지만, 올해 들어선 전체 투자금액 규모가 은행 ISA를 앞섰다.

이처럼 증권사 ISA가 늘어난 이유는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아 절세계좌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

중개형 ISA 가입 기간에 계좌 내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모두 비과세가 적용되는데, 만약 주식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해외 펀드 등 간접상품에서 발생한 수익과 상계하여 과표를 줄일 수 있는 손실 상계 제도 등 다양한 절세혜택이 있다. 다만 중개형 ISA 계좌의 의무 가입 기간은 3년이다.

아울러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20·30세대가 중개형을 택하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20·30세대 가입자는 중개형, 50대 이상은 신탁·일임형 비중이 높다.

가입자들의 의무가입기간 3년 종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개형 ISA는 2021년 2월에 출시됐는데, 이후 계좌를 만들었던 가입자들의 의무기간이 속속 끝나면서 새 중개형 ISA 계좌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도 함께 뜨거워지는 중이다. 타사 중개형 ISA 계좌에서 갈아타는 고객이나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특판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투자지원금, 주식, 상품권 등을 주는 식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정부도 ISA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부는 ISA의 납부 한도를 현행 연간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늘리고 총 납부 한도도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ISA를 통해 번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도 커진다. 현행 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에서 각각 일반형 500만 원, 서민형 1000만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