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관리 불똥 튄 전세대출 실수요자…'대출절벽' 우려에 아우성

입력 2024-09-01 15:31수정 2024-09-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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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주택 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나 오피스텔을 기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동기보다 1.6% 높아진 75.8%로, 1분기 기준 2011년 76.5%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아파트 거래비중은 금리 인상 단행으로 아파트값이 급락한 2022년에 58.7%까지 떨어졌지만, 빌라 등에서 전세 사기가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지난해 다시 74.2%로 커졌다. 주택거래의 비중이 아파트로 쏠리면서 올해 1분기 전국의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4.2%로 떨어졌고, 이 가운데 다세대·연립의 비중은 14.9%에 머물렀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KB국민ㆍ신한은행 이어 우리은행도 전세대출 문턱 높여
금융당국, 차주별 DSR에 전세대출 적용 검토 중
실수요자 피해 없게 하겠다는 공언에도 서민들 자금 조달에 '발동동'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더블 압박’에 전세자금 실수요자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은행들이 잇따라 전세자금대출 창구를 닫으면서다.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기조와 달리 전세자금대출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당장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어서다.

1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전세자금대출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키로 하는 내용을 담은 ‘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을 이달 9일부터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매입) 등을 활용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 연장인 경우와 이달 8일 이전에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주택소유자라도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전세대출을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안에서만 취급한다. 갭투자 등 투기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수단으로 금리 인상을 비판하자 일제히 가계대출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는 은행들은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온 전세대출을 옥죄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전세대출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 포트폴리오 DSR 대상에는 전세대출이 포함되지 않는다. 또 주택도시보증기금(HUG)과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내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90%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 비율과 달리 HUG와 SGI의 보증 비율은 100%다.

문제는 전방위적인 대출 압박에 전세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피해까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세입자들은 당장 대출 절벽에 부딪혀 낭패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2021년 ‘대출 절벽’에 몰린 전세자금대출·집단대출 실수요자들의 원성에 금융당국이 백기를 든 예를 들어 속도 조절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우려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다.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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