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침해’ 재판서 피해자 진술 보장?…참여권 확대안 마련한다

입력 2024-09-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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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영업비밀 침해 피해자 형사절차 참여 확대 연구용역
침해 기술 가치‧중요도‧피해 규모 등 산정 미흡 지적 꾸준
“규칙 개정으로 피해자 법정 의견 진술권 명문화” 주장도

(이미지투데이)

특허청이 ‘영업비밀 침해’ 사건 관련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의 참여권 보장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침해된 기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피해자 측이 기술적‧법률적 쟁점을 설명해 제대로 된 처벌까지 이뤄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허청은 지난달 말 ‘영업비밀 침해 피해자 및 피해자 변호사의 형사절차 참여권 확대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주요 추진과제는 △형사 피해자‧피해자 변호사의 형사절차 참여에 관한 현행 제도 및 실태 분석 △해외 주요국 제도 분석 △타 법률과 구별되는 제도개선 실익 분석 △연구 결과를 종합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 도출 등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 등을 진술할 기회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증인신문 방식에 국한된다.

재판부는 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증인신문 외에 의견 진술권을 부여할 수 있지만, ‘범죄사실의 인정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만 진술하게 돼 있다. 변호사가 침해된 영업비밀에 대해 진술이 가능한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특허청은 연구를 통해 형사재판에서 영업비밀 침해 피해자 변호사의 진술권 보장, 보충적인 증인신문권‧반대신문권 도입, 피해자 변호사의 공판기록 열람‧복사권 인정 및 영업 비밀 보호를 위한 규정 마련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일반적인 형사절차에서 피해자 참여 확대를 위한 논의와 달리 부정경쟁방지법에 특별 규정을 도입할 필요성과 실익을 분석할 계획이다. 법원, 검찰과 협력 방안도 모색해 최종 연구결과는 추후 입법 시 자료로 활용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청이 법을 개정한다는 건 아니고 피해자가 조력할 수 있는 범위나 방안 등을 우선 연구해보는 차원”이라며 “근거 자료를 만드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DB)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기술의 가치와 중요도, 피해 규모가 제대로 산정돼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침해된 기술을 가장 잘 아는 피해자 측의 진술을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내용이 복잡하고 기술에 대한 가치와 평가, 판단이 엇갈린다. 처벌뿐 아니라 범죄 수익을 환수의 경우 범죄로 얻은 이익이 얼마인지 특정해야 하는데 기술이나 영업비밀은 산정 자체가 어렵다.

최성겸(사법연수원 38기) 춘천지검 검사는 지난해 4월 '지식재산 침해 및 보호에 대한 형사적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법 개정을 통해 피해자가 증인신문 절차에 참여할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 변호사에 대해서는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대법원 규칙 개정을 통해 법정 의견 진술권을 명문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3월 영업비밀 침해 범죄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해외유출은 9년에서 12년으로, 국내유출은 6년에서 7년6개월로 높였다. 초범에도 곧바로 실형을 선고하는 등 집행유예 기준 역시 손질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영업비밀 침해 범죄는 피해자인 개인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엄청난 손실을 발생시킨다”며 “성폭력 등 일부 범죄가 피해자 측 참여 권리를 인정해주듯 영업비밀 범죄도 별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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