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개인투자자)들이 중국과 일본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유는 다르다. 일학개미(일본 증시 투자자)들은 최근 엔화 가치가 오르는 틈을 타 차익실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중학개미(중화권 증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는 불안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뭉칫돈이 가는 곳은 미장(미국 시장)이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8월 일본 증시에서 1억2158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일학개미는 작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14개월 연속으로 월간 기준으로 일본 주식에 대해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간은 투심의 방향이 정반대로 바뀐 모양새다. 지난 6월 3088만 달러였던 일학개미의 순매도세는 지난달엔 1억2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차이나 런’(중국 증시 이탈)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성장 둔화와 강달러·고금리 상황인 데다 중국 경제에서 사회주의 색채가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다.
8월 국내 개인투자자는 중국·홍콩 주식을 3137만 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은 9개월 연속 순매도세다.
거래대금 역시 메마르고 있다. 8월 중화권 주식 거래대금은 1억7875만 달러로 지난달 2억8300만 달러, 6월 3억7500만 달러, 5월 3억9500만 달러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이후 월간 최저인 1억5600만 달러(2023년 10월) 수준이다.
부진한 경제 탓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지난 2분기 약 148억 달러(약 20조 원)가 순유출됐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기 지표로 경기 추가 부양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도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소비 관련 업종의 반등이 기대될 수 있으나 상승폭이 크거나 지속성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직 경기 지표의 개선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고,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더욱 강화돼 실물 경기 회복세가 강해질 때까지 중국 증시 하방 압력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두 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은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8월 국내 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4억9911만 달러어치 주식을 샀다.
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