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사 역량에 따라 구체적인 업무 범위를 지정하고 일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 회장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작년에 준법 투쟁을 통해 간호사들로부터 진료 지원에 관련된 업무들이 얼마나 많은지 신고받은 적이 있다. 이를 통해 병원급과 관계없이 간호사들이 상당히 많은 범위에 해당하는 진료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간호사 업무 범위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를 88개로 명시하고 일부 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간호법'이 통과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전까지 간호사들은 명확한 업무 범위 없이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 탁 회장은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시범사업을 하지 않는 병원들은 간호사들이 모든 걸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익명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신고 내용을 말할 순 없지만 우리가 지정한 88개 이상의 업무들을 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이번 간호법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업무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역량에 따라 적절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태까진 전문성이나 숙련도가 없는 간호사임에도 병원에서 설득해서 진료지원 간호사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자격증 발급 등 간호사들의 자격을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숙련된 간호사들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들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호법 시행령 진행 과정에 대한 질문에 탁 회장은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진행되고 있는 간호사 업무 범위 시범사업에 대한 중간 평가도 진행 중"이라며 "현장 목소리를 듣고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말씀까지만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응급실 부족 문제에 대해 "간호사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응급실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의사 부족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요즘 더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