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트럼프도 “나라면 하지 않을 것”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노동절 연휴 기간인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가진 공동 유세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US스틸은 역사적인 미국 기업이며 우리가 강력한 철강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철강 노동자들의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US스틸 매각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그가 연설한 펜실베이니아는 쇠락한 공업지대를 일컫는 러스트벨트에 속한 핵심 경합주다. 또 피츠버그는 US스틸 본사는 물론 이번 매각을 반대하는 전미철강노동조합(USW) 본부가 있어 ‘철강도시’로 불린다. 사실상 러스트벨트의 노동자 표심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강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149억 달러(약 20조 원)에 US스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USW가 “사측은 노조와 충분한 협의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반발하면서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앞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나라면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고 재차 언급해 재선 시 인수 중단 명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대선 후보가 승리하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US스틸 주주총회에서는 인수를 승인했지만, 양사 합병이 마무리되려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이 필요하다. CFIUS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거나 안보 위협 우려가 남아있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대통령이 매각 중단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한편 일본제철은 인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용 승계를 약속하고 US스틸의 노후화된 공장에 27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올여름에는 공장 폐쇄로 쇠퇴한 지역의 당국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로비활동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