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솔루션기업 ‘대전환’ 후 탄탄대로
LG전자가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백색가전 기업’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대전환을 선언한 후 1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도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의 6일 종가 기준 주가는 10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3.17% 하락했지만, 한국 증시를 강타했던 블랙먼데이(8월 5일) 이후 13% 가까이 오른 수치다.
LG전자가 지난달 21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후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회복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오는 4분기 중에 세부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앞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월 △반기 배당 도입 △최소배당금(주당 1000원) 설정 △배당성향 상향(20%→25%) △결산 배당기준일 변경 등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는데, 올해 반기 배당금은 주당 500원(배당 총액)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의 62.5%를 넘는 금액이다.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는 건 호실적이 뒷받침돼서다.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7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하며 글로벌 가전그룹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신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 매출액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비전 발표 이후 결과적으로 실적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8.5% 증가한 21조 6944억 원, 영업이익은 61.2% 늘어난 1조1962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가전 등 주력 사업은 물론 미래 사업이 고루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8429억 원, 영업이익은 694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다. 미래 동력으로 꼽은 가전 구독,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냉난방공조 등은 연 매출 1조 원 이상 사업, 즉 유니콘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어서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욱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매출액은 21조9323억 원, 영업이익은 1조406억 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쓸 전망이다.
LG전자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인베스터 포럼’에 따르면 올해 가전 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증가해 1조8000억 원을 넘길 예정이다. 웹OS를 기반으로 한 광고, 콘텐츠 사업 매출 역시 올해 1조 원을 웃돌 전망이다. 냉난방 공조·칠러 매출은 2027년까지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냉각 시설로 활용되는 칠러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LG전자를 다시 눈여겨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독 가전의 매출 확대, 즉 솔루션 기업의 전환은 필연적이며 지속적인 성장 기업의 토대를 제공했다”며 “AI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시기에 냉난방 시스템이 중요해지면서 LG전자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