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공개토론회 앞둔 민주, 내부 논쟁 격화

입력 2024-09-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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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2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공개 토론회를 앞두고 당 내부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두고 당내에서 의견이 통일되지 않자 정책위 주관의 공개 토론을 통해 당론을 정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시행 유예'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선진화시킨 다음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 상황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주식시장에 참여한 1400만 명 국민 다수의 투자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주식시장은 17년째 '2000대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상황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국내 상장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 증시가 더 안정화·선진화되고 제대로 평가받아서 매력적인 시장이 된 후에 금투세가 도입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전에 (시행)하기로 정했다고 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한다면 시장에 대한 악영향뿐만 아니라 불안한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투세 예정 시행'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금투세는) 대다수 개미 투자자들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대다수 소액 투자자들은 아무런 세금 부담 없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더구나 금융상품별로 단일화되는 세율에 따라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해진다"고 주장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또 "금투세가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원인은 아니다"라며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야가 힘을 모아야지, 금융세제를 선진화하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하는 금투세에 대해 시비를 걸고 모든 사태의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고 거짓으로 선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8일)에는 금투세 시행과 관련해 의원들이 각자의 페이스북에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금투세 반대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이소영 의원은 8일 "지난 며칠간 꽤 많은 우리 당 동료 의원들께서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라며 "실제 당내 의원들과 지도부 일각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 전용기 의원은 "금투세는 현시점에서 유예되거나 재논의되어야 한다"라며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때는 다방면의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 의원은 "경제회복 더딘 지금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조세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금투세의 도입 시점을 재조정하고 경제 상황이 더 안정된 시점까지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금투세를 반대하는 분들께 한 가지만 묻고 싶다. 금투세를 폐지하면 과연 주가가 뛰어오르냐"라며 "윤석열 정권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건 거액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몰아줘 저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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