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퐁 LG전자 공장도 피해...일부 벽 무너지고 창고 침수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은 현지 국영언론 VN익스프레스를 인용해 이날 저녁 기준 최소 6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7일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태풍 야기로 인해 9일까지 4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는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북부 지역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북부 까오방 성 산악지대에서는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버스에서 시신 4구를 발견하고, 생존자 1명이 구조됐지만, 나머지 1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AP는 전했다.
북부 푸토 성에서는 이날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서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나머지 차량 승객 등 최소 10명은 실종된 상태다.
전날에는 북부 라오까이 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으며,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돼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인 하이퐁시에서는 여러 공장의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간 가운데 폭우가 쏟아져 공장이 침수되면서 공장 설비와 제품 등이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고 관영 일간 라오동이 전했다.
하이퐁 LG 복합단지에 있는 LG전자 공장은 강풍에 일부 벽이 무너졌고, 냉장고·세탁기 창고가 침수됐다고 LG전자가 로이터에 밝혔다. 다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야기가 베트남 북부 주요 지역에 최고 시속 166km의 강풍과 300mm 이상의 폭우를 몰고 오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전문가들은 야기가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베트남 기상 당국은 향후 24시간 동안 북부 랑선 성, 까오방 성, 옌바이 성, 타이응우옌 성 등지에서 208∼433㎜의 폭우가 더 쏟아져 홍수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