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엇갈린 물가 지표 해석에 널뛰기 장세를 보이다가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가 전장보다 124.75포인트(0.31%) 오른 4만861.7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58.61포인트(1.07%) 상승한 5554.13에,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65포인트(2.17%) 뛴 1만7395.53에 거래를 끝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둘러싸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8월 CPI 발표 이후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한때 다우지수는 70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헤드라인(전 품목) CPI는 전달보다 0.2%,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하면서 다우존스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전달보다 0.3%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0.2% 상승)를 웃돌았다. 이는 4월 이후 넉 달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CPI 세부 항목 중 서비스 물가상승률이 되레 가팔라진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CPI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p)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 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25%p 내릴 확률을 85%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 71%에서 약 14%포인트 치솟은 것이다. 0.50%p 인하할 확률은 15%까지 낮아졌다.
B라일리 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CPI 발표로 매도세가 확대됐지만, 단기적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진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전날 밤 열린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양측의 지지율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했고 주식 매수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미국 멕시코만 허리케인 상륙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1.56달러(2.37%) 급등한 배럴당 67.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2달러(2.05%) 뛴 배럴당 70.61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석유 관련 시설이 밀집한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 허리케인 ‘프랜신’이 접근하고 있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1등급 허리케인 프랜신이 멕시코만에 상륙해 이 지역의 산유 시설 가운데 39%가량이 일시 폐쇄됐다고 밝혔다. 항만 폐쇄, 정유소 가동률 하락 등으로 석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가를 지지했다.
원유 선물은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 경기 전망에 대한 경계감으로 전날까지 10% 이상 내렸다. 낙폭이 컸던 만큼 이날은 저가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측면도 있다.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 증가량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6일까지 주간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83만 배럴 늘어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90만 배럴)를 약간 밑돈다.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약 4%가량 하회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강한 원유 수요를 반영한다.
유럽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강보합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0.07포인트(0.01%) 오른 508.02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64.35포인트(0.35%) 상승한 1만8330.27에 종료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2.04포인트(0.15%) 떨어진 8193.94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10.72포인트(0.14%) 하락한 7396.83에 거래를 마쳤다.
ECB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움직임이 제한됐다. 시장은 ECB가 6월에 이어 이달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관심은 올해 남은 기간에 추가 인하가 가능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JP모건자산관리의 조 매코넬 유럽유동성전략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일 ECB가 금리를 0.25%p 인하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엄청난 놀라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값이 연준이 다음 주 빅컷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축소되며 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70달러(0.02%) 내린 온스당 2542.40달러에 마감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줄자 달러와 국채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이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도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는 금 보유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8시 2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28% 떨어진 5만7484.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80% 내린 2344.4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1.75% 상승한 529.30달러에, 리플은 1.06% 밀린 0.53531348달러에 거래됐다.
미 달러화는 11일(현지시간) 연준이 다음 주 빅컷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대폭 후퇴하자 전반적으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05% 오른 101.68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스위스 프랑ㆍ파운드ㆍ엔에 비해 약세를 보였지만, 유로에 비해서는 강세를 띠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확률을 85%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의 71%에서 14%p 확대됐다. 반면 0.50%p 인하 확률은 15%까지 축소됐다.
엔ㆍ달러 환율은 0.91% 떨어진 141.40엔으로 집계됐다. 특히 장 초반 140.71엔까지 하락해 엔화 가치가 지난해 12월 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나카가와 준코 심의위원이 이날 혼슈 동북부 아키타시에서 열린 경제·금융 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엔화에 절상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나카가와 위원은 경제·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를 경우를 가정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