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홍명보 감독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해"
문체부,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 내달 2일 발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 논란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 정상적 감독 선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한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다음달 2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절차적인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는 진행하고 있고 10월 2일에 그 부분에 대한 발표를 먼저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날 감독 선임 절차 문제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감독의 거취 결정은 축구협회에 그 이후에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홍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축구협회를 비롯한 체육계 전반의 낡은 관행에 대해 질타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구협회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 홍 감독이 사령탑으로 임명되도록 사실상 전력강화위 회의가 편향적으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유화 정황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축구 팬들은 정몽규 회장이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공사를 구분 못 하고 축구협회를 사유화했냐고 질문한다"라고 몰아세웠다.
이와 관련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에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정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나 이전의 기술위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선임 과정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줬다"라고 말했다.
논란과 관련해 홍 감독은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면서 "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