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점검 코앞인데…대출 막힌 둔촌주공, ‘입주장 대란’ 오나

입력 2024-09-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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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사전전검을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아파트) 수분양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우리·NH농협·신한은행)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하면서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던 이들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매물을 대거 투하하면서 집값이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내달 12일부터 입주자 사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입주는 올해 11월부터 시작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총 1만2032가구의 메머드급 규모로, 이중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하는 신축 단지 중 최대 규모이자, 강동구 전체 입주 물량의 72.1%를 차지한다. 연말 대규모 입주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대 시세의 변동 가능성에 대한 주목도도 커진 상태다.

문제는 이른바 '전세 끼고 잔금'을 마련하려던 수분양자들이다. 최근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권 가계대출 상품을 압박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신규 분양 주택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등을 규제하고 나선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 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란 당국의 요구에 따라 실수요 위주로만 자금을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자기자본을 최소화하고 은행 대출로 매매를 하는 것은 갭투자로 보기 때문에 거기에 은행 돈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 경로가 막힌 집주인들이 싼값에 매물을 던지는 '패닉셀'로 인한 전세값 하락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입주장이 열리면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체 물량의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이 전세로 나온다. 때문에 길게는 6개월 간 전셋값이 하향 조정을 받는다.

다만 현장에선 한시적 급매물 출하와 가격 약세가 진행되겠지만, '대란' 수준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 9억5000만 원~10억 원 선이다. 대형 평형인 전용 97㎡은 11억 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내부에 설치된 단지 모형도. (한진리 기자 truth@)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입주장이 열리면 잔금과 이주비 이자를 치뤄야 하는 집주인들이 내놓는 급매가 일부 나오겠지만, 현재 매물이 잡히는 수준으로 볼 때 대란 수준으로 쏟아지진 않을 것이고, 가격 하락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같은 견해를 내놨다. 특히 대출 불발로 임차인을 구하기 보단 실거주를 택하는 이들이 상당수 일 것이란 예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입주장에선 주변 시세의 반값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그런 폭락은 없을 것"이라며 "대출이 막힌 이들이 실거주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조정은 한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자금 계획이 틀어지면서 매물을 던지는 급매자들이 나오더라도 일시적이고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 등을 고려했을 때 전체 시장의 혼란을 줄 정도의 물량은 나오지 않을 것이고, 영향을 주더라도 강동구 지표와 비교군인 헬리오시티 정도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매매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박 위원은 "현 시점의 수급이 가격에 반영되는 전세와 달리, 매매는 손실회피와 미래에 대한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지금 가격이 낮아도 2~3년 뒤 올려받으면 되기 때문에 매매값은 약한 조정을 받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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