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항만노조, 47년 만에 파업 돌입

입력 2024-10-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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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37.8억 달러 손실 추정
신선식품·화학·제약 부문 수입에 영향
백악관, 노조 의식 개입 선 그어
기업들 “인플레 유발” 반발

▲미국 뉴저지주 베이온항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베이온(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들이 이달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미국 경제와 11·5 대통령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성명에서 “1일부터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0여 개 항만에서 소속 노조원 2만5000여 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동부 항만의 노조 전면 파업은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해상 운송의 절반가량을 처리하는 동부 항만이 멈춰 서게 되면서 엄청난 공급망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민간 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는 일주일간의 파업으로 미국 경제 전체에 37억8000만 달러(약 4조99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손실이 하루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되는 부문은 장기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 분야다. 미국 내 소비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바나나를 비롯해 포도, 체리, 베리류 등 다양한 품목에서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제약사, 화학업체의 수입과 자동차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대선을 불과 5주 앞두고 정치권에도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백악관은 경제적 우려에도 민주당의 표밭인 노조를 의식해 “단체 교섭을 지지한다”며 해당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1947년 제정된 ‘태프트-하틀리’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국가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80일간 강제적으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소매업체와 무역단체 등은 “연말 쇼핑 시즌에 사업을 방해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데이비드 로우저 하원의원도 “일주일간의 파업은 11월까지 항구에 적체를 유발할 수 있다”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정부는 미국 경제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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