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논의ㆍ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자재비 급등기에는 수주물량이 확정돼 있고 공급가격이 낮은 관급자재가 후순위로 공급돼 공공공사 부담이 확대되곤 한다. 자재 구입이 시공사가 아니라 조달청과 공급업체 사이에서 이뤄지면 사용주체인 시공사가 계약과정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관급자재 공급 지연은 임대료ㆍ인건비 등 공사비용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동시에 시공품질 저하, 관련 분쟁 확대 등 간접비 부담을 확대한다. 관급자재 특성상 납품 지연이나 하자 책임 분쟁으로 인한 지출을 현실적으로 보전받기 어려운 점도 시공사 부담을 키웠다.
공사비 상승분이 적시에 반영되지 못하다 보니 주요 대형공사가 유찰ㆍ지연되고 다수가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공공공사 입찰 지연은 건설사의 수주 불확실성을 높이고 건설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정부는 현장 상황에 따라 공공 조달제도의 탄력적 운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관급자재 조달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시책사업 추진 시 자재 구매 절차와 품목을 효율화한다. 신속한 사업추진과 품질이 중요한 국가시책사업에 한해 발주처인 공공기관이 조달청 위탁 없이 중소기업 제품 직접구매를 허용한다. 직접구매 시 자재 품질 확보와 납기 지연 등에 대처가 쉬워 공사 효율성이 높아진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공사의 공사비 절감과 원활한 콘크리트 공급을 위해 현장 배치플랜트(공사현장에서 레미콘을 생산하는 시설) 설치를 추진한다. 관급 레미콘ㆍ아스콘 납품 시 입찰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조합 중심의 계약ㆍ납품 기회를 개별 기업으로 확대한다.
각 기업이 계약을 요청하면 신속한 계약 절차를 적용하고, 개별기업 수주실적이 10% 미만인 지역에는 해당 조합이 배분권을 가진 품목을 일시적으로 판매 중지한다. 조합이 개별 조합원사에 입찰 방해 등 부당행위를 행사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즉각 부정당업자 제재 등 강력 조처를 한다.
레미콘 등 관행적으로 납품이 지연되고 전체 공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재는 납품기한을 세분화해 계약불이행 페널티를 부과한다. 필요 시 레미콘 외 승강기, 합성수지제 창호, 침실목 창호 등 다른 품목까지 납품기한 세분화 확대를 적용한다.
내년 7월부터 레미콘ㆍ아스콘의 납기 미준수, 품질 불량 등이 발생할 때 계약 조합뿐 아니라 실제 공급업체에도 차기 계약 등에 불이익을 부과한다. 이 같은 결과를 차기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등 업체 선정에 활용한다. 유관기관(수요ㆍ점검기관 등)에서 저품질로 판정된 자재도 조달청 재조사 기간 동안 일단 판매를 중지해 불량자재 유입을 차단한다.
올 3월 건설지원 대책 발표에서 집중 점검키로 한 4조2000만 원 규모의 주요 유찰 공공공사(2023년 1월~2024년 3월 조달청 공고)는 모두 정상화한다. 건설 경기 개선과 주요 공공공사의 적기 추진을 위해 향후 계획된 공공공사의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한다.
건설투자 확대를 위해 공공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연내 확정ㆍ발표한다. △일반관리비 요율 조정 △총사업비 물가지수 적용방식 합리화 △낙찰률 적정성 평가 △턴키(일괄수주)공사 수의계약 시 물가보정 시점 조정 등 공사비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해온 주요 과제 연구용역과 추가 데이터 검증 등을 신속히 마무리한다.
직접공사비 산정 시 시공여건(입지, 지형 등)에 따라 공사단가를 할증할 수 있는 ‘공사비 보정기준’을 보완하고 연내 발표한다. 건물 지하 2~5층에 2%씩 동일하게 할증했던 공사비에 층(2~5%)마다 차등을 둔다. 콘크리트 타설 시 굴착기 등 장비 진입이 불가능한 경우의 인력타설도 공사비에 반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건설시장 동향과 건설공사비 추이를 자세히 모니터링하면서 건설공사비가 안정되고, 건설시장이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