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법원 결정 무시하고 악의적 시장교란”

입력 2024-10-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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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영풍이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다시 제출한 가운데 고려아연이 이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과 시장교란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3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다시 제기한 것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은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제시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 결정으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맞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은 법원 판결 직후 이사회를 열고 공개매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을 결의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총 3조1000억 원을 투입해 주당 83만 원에 전체 주식의 18%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 결정이 나오자마자 서울지방법원에 자사주 취득 목적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다시 제출했다.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들은 형사 고소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해당 가처분이 앞서 본인들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재판부에 똑같이 배당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한 같은 이유로 자신들의 가처분이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일단 시장 불안을 키우고 시간을 벌기 위해 또다시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주주나 투자자들이 응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각종 소송제기를 통해 겁박하려는 속셈도 담겨있다”며 “나아가 영풍이 고려아연 주가를 낮추기 위해 ‘재탕’ 가처분 신청을 의도적으로 오남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법원이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공개 매수 기간 자기주식 취득의 위법성, 배임 소지, 시세조종 등의 모든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주가를 낮추기 위해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며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당사는 단호하게 맞설 것이며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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