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체중 감량 인증으로 화제를 모은 위고비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이달 15일 국내 출시한다. 위고비의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자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주문받는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지 1년 6개월 만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던 가격은 한 펜당 출하가 37만2025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0.25㎎ △0.5㎎ △1.0㎎ △1.7㎎ △2.4㎎ 5개 용량이지만 가격은 모두 같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처방이므로 실제 환자 부담액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고비보다 먼저 국내에 들어온 피하주사형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경우 한 달분이 30만~50만 원선이다.
앞서 위고비가 출시된 미국에서는 한 달분이 1350달러(약 18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상륙한 일본은 급여가 적용돼 4만2960엔(약 38만 원), 개발국 덴마크에서는 2370.60크로네(약 45만 원)에 쓸 수 있다.
국내는 80만 원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약 초기에는 주 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 동안 유지용량인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하게 된다. 넉 달만 투약해도 수백만원의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위고비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뇌의 식욕 중추를 건드려 음식을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한다. 68주간 투약 시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능을 확인했으며, 동아시아인에게도 효능이 나타났다. 주 1회 피하주사란 간단한 투약으로 이런 결과를 얻으면서 ‘기적의 비만약’이란 이름도 얻었다.
그러나 부작용에서는 결코 자유롭지 않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게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약을 끊으면 다시 과거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위고비 투약을 중단한 일부 환자들에서 감량한 체중의 3분의 2가 1년 만에 다시 증가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에 따라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약으로 관리해야 한단 우려가 나온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4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비만병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38.4%에 달한다. 남성은 2명 중 1명꼴인 49.6%, 여성은 27.7%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