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검찰·국세청이 '노태우 비자금' 214억 묵인"

입력 2024-10-0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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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검찰과 국세청이 2007∼2008년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214억 원 규모 비자금 존재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8일 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과 2008년 검찰과 국세청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가 차명 은닉하던 보험금과 장외주식 등에 대한 진술서·확인서를 받고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차명으로 농협중앙회에 210억 원의 보험료를 납입했다"며 "이는 김씨가 1998년 904억 원 메모를 작성한 직후이며, 더는 돈이 없다고 호소하며 추징금 884억 원을 미납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김씨는 2007년 국세청 조사에서 210억 원의 차명 보험이 국세청에 적발됐다"며 해당 내용이 적시된 국세청 확인서를 공개했다.

이어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그 자금 출처는 기업들이 보관하던 자금을 차명 통장을 만들어 자신에게 건넨 122억 원, 보좌진과 친인척들 명의 43억 원, 본인 계좌 33억 원, 현금 보유액 11억 원을 합한 돈이라고 돼 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는 은닉자금을 차명으로 다시 은닉한 것으로, 금융실명법 위반임에도 국세청은 확인서만 받고 아무 조치 없이 묵인했다"며 "김씨는 2008년에는 장외주식 거래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고 말하며 검찰 진술서도 공개했다.

정 의원은 "김씨는 진술서에서 정기예금 4억 원으로 시작한 것이며 어떻게 증식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소명했다"며 "검찰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덮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검찰은 2005년에도 김씨 계좌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5억여원을 발견했으나 '부부별산제'라며 추징하지 않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태우 일가의 불법 비자금 은닉, 돈세탁, 불법 증여는 현재진행형"이라며 "가증스러운 노태우 일가의 변명을 받아들여 수사하지 않고 눈 감은 검찰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메모 904억 원, 2021년까지 기부금 형태로 아들에게 불법 증여된 152억 원, 2007∼2008년 확인된 214여억 원 등 불법 비자금 행방을 모두 수사해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강제 회수를 할 수 있다"며 "확실한 증거자료를 제공했으니 사회정의 차원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탈세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과세가 될 것이고, 혐의가 있다면 수사도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법률 검토와 확인을 한 뒤 수사 필요성이 있으면 검찰이 수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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