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67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평균(1800만 원) 대비 267만 원(14.8%) 오른 것으로 ‘국민 평수’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 한 채에 9078만 원이 상승한 셈이다.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이뤄질 경우 올해만 한 채 당 분양가가 1억 원 이상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508만 원에서 올해 10월까지 5469만 원으로 1961만 원(55.9%)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국평을 기준으로 보면 6억 원 이상 올랐다. 인천(253만 원)과 경기(204만 원)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방에서는 광역시 아파트 분양가 인상 폭이 크다. 올해 3.3㎡당 평균 분양가가 2036만 원을 기록한 대전을 비롯해 대구(2014만 원) 울산(2296만 원) 부산(2356만 원) 등 5개 지방 광역시 중 4개 지역 분양가가 2000만 원을 돌파했다. 이들 지역 모두 올해에만 평균 200만 원 이상 올랐다.
광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3㎡당 2023만 원으로 광역시 중 가장 먼저 2000만 원 선을 돌파했다. 올해는 1991만 원으로 집계되며 광역시 중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도시 중에서는 경북 3.3㎡당 평균 분양가가 1554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5만 원(13.1%) 오르며 가장 많이 올랐다. 제주는 2614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84만 원(7.0%) 상승하며 그 뒤를 이었다. 충북(134만 원)과 전북(121만 원)도 100만 원 이상의 상승 폭을 보였다. 충남(59만 원)과 경남(37만 원)은 비교적 소폭 오르는 데에 그쳤다.
전남은 42만 원(1398만 원→1356만 원) 하락했고 강원의 경우 1479만 원으로 전년 대비 23만 원(-1.5%) 내렸다. 세종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분양이 없었다.
업계에선 2022년 시작된 부동산 불황이 이 같은 양극화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으로 분양가가 치솟기 시작한 가운데 부동산 불황을 겪은 수요자들이 가격 방어에 유리한 대도시 지역에 쏠리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분양가는 2015년부터 꾸준히 올랐으며 내년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상급지로 불리는 대도시나 인기 지역은 많은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새 아파트 공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높은 가격에도 이들 지역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