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박힌 돌 빼냈다…‘월가 상징’ 다우지수서 인텔 빠지고 엔비디아 합류

입력 2024-11-03 16:36수정 2024-11-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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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적용…반도체 대표주 선수 교체
AI 중요성↑…“기술 운명 뒤바뀜 드러내”
엔비디아 주가 올 들어 170% 이상 폭등
인텔은 시장 변화 적응 실패로 반 토막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선도 기업 엔비디아가 ‘25년 박힌 돌’ 인텔을 밀어내고 ‘월가의 상징’ 다우지수에 편입된다.

2일(현지시간) 금융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다우지수를 관리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다우존스는 전날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 인텔을 제외하고 새로운 구성 종목으로 엔비디아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인트 업체인 셔윈윌리엄스도 소재 대기업 다우 대신 다우지수에 합류한다. 변경된 내용은 8일 거래 시작 전 적용될 예정이다.

S&P다우존스는 다우지수 구성 종목 교체에 대해 “반도체 산업과 소재 부문 섹터를 더 적절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경제에서 커지고 있는 AI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또 엔비디아는 1999년부터 다우지수에서 25년간 지켜온 인텔의 자리를 대체함으로써 반도체 업계에서도 상징적인 역사의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배런스는 짚었다.

▲컴퓨터 마더보드 사이에 놓은 스마트폰에 엔비디아 로고가 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 주가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들어 170% 이상 폭등했다. 6월에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시총은 현재 애플, MS와 더불어 3조 달러(약 4142조 원) 이상이며 시장에서는 사상 첫 4조 달러를 돌파할 유력한 기업으로 엔비디아를 꼽고 있다.

이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혁신의 다음 단계로 널리 여겨지는 기술인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강력하고 고비용의 프로세서를 요구함에 따라 나타난 결과다. 어드바이저자산운용의 스콧 콜리어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는 경영 상태가 양호한 기업”이라며 “다우지수 편입은 최근 몇 년간 이 회사가 얼마나 강력한 랠리를 펼쳤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인텔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가장 상징적 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은 올해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났다. 수십 년간 반도체 대명사로 군림하면서 영향력을 과시하던 기업이지만 모바일, AI 등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하그리브스랜즈다운의 수산나 스트리터 자금 및 시장책임자는 “다우존스 편입 지위를 잃게 되면 고통스러운 변화와 신뢰 상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에 또 다른 평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또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지면서 주가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기술 산업에서 운명의 뒤바뀜을 잘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인텔이 엔비디아를 아예 인수할 기회도 있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4일 자 보도에서 2005년 폴 오스텔리니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고 전했다. 19년 만에 양사의 위상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미국 대형 상장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1896년 찰스 다우에 의해 산출되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동향을 알려주는 지표이자 경제를 반영하는 거울로 여겨진다. 구성 종목 수는 1916년 처음 12개에서 20개로 늘어났고, 1928년에는 지금의 30개로 확대됐다. 2015년 통신 대기업 AT&T와 애플을 교체하는 등 주기적으로 구성 종목을 재조정해 산업의 흥망성쇠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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