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 무작위로 뽑지 않아” 증언 이후 내려진 판단
연방법 위반 논란은 이어질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매일 100만 달러(약 14억 원)’ 상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선거 당일인 5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지방법원의 안젤로 포글리에타 판사는 이날 유권자를 상대로 한 머스크 CEO의 상금 이벤트를 중단해달라는 소송과 관련해 추첨 마지막 날인 5일까지 행사를 지속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건 심리 과정에서 머스크 CEO의 대리인 주장이 이번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 성향의 래리 크래즈너 필라델피아 지방검사장은 지난달 28일 머스크 CEO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 팩’을 상대로 필라델피아 지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권)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매일 1명을 추첨해 1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이 “불법 복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특히 머스크 측이 청원에 서명할 자격을 애리조나, 미시간,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에 유권자로 등록한 사람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경합주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머스크는 해당 이벤트를 지난달 19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이 같은 추첨 행사를 통해 16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기부했다. 이에 아메리카 팩 측은 지난달 26일 펜실베이니아, 4일 애리조나에서 우승자를 발표했으며, 마지막 대선 당일은 미시간에서 우승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크래즈너 검사장은 “‘불법 복권’은 필라델피아 시민들이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정치적 서약을 하면 100만 달러를 기회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이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고안된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변호인인 크리스 고버는 이날 “해당 이벤트가 복권 개념이 전혀 아니다”라며 “당첨자들이 무작위로 선정된 것이 아나며, 개인사 등을 바탕으로 ‘아메리카 팩’의 가치에 부합한 지에 따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달 유세현장에서 “당첨자를 무작위로 선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상반된 주장이다.
법원의 판결로 해당 행사는 예정됐던 5일까지 진행될 수 있게 됐지만, 이와 관련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행위는 선거법의 불분명한 영역에 있는 것이며,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머스크가 주민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위해 돈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