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제 2주기인데...BBQ, 핼러윈파티 ‘자화자찬’ 눈총

입력 2024-1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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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루언서 파티 참여 후원...1992년생 김태희 상무보 전략 찬가도

▲10월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과 BBQ가 협업해 진행된 인플루언서 파티 현장. (사진제공=제너시스 BBQ 그룹)

지난주 서울 강남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인플루언서 핼러윈 파티가 열렸다. 파티의 주요 후원사로 참여한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그룹(BBQ)이 BBQ 치킨을 치켜세우는 홍보에 열을 올려 눈총을 사고 있다.

5일 BBQ에 따르면, 10월 28일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협업해 연 ‘인플루언서 파티’가 열렸다. 여기에서 BBQ는 자사 치킨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148만 팔로워를 보유한 서울여행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와 BBQ와 협업해 마련한 핼러윈 파티다. 서울 강남구의 한 대규모 카페에서 진행한 이 파티에는 유명 유튜버 200여 명이 참석해 BBQ 치킨 등을 맛봤다. 레드카펫 포토부스, 콘텐츠 제작 콘테스트, 댄스 챌린지 등이 밤새 신나게 펼쳐졌다.

BBQ는 5일 배포한 행사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는 제너시스BBQ그룹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고 BBQ의 경험을 전 세계에 전파하려는 사명을 명확히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BBQ의 ‘자화자찬’ 홍보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사가 열린 10월 28일은 이태원 참사 2주기 전날이었다.

참사 이후 국내에서 핼러윈은 들뜬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게 보내는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추모에 동참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상당수가 조용히 핼러윈을 즐기는 가운데 BBQ가 대규모 핼러윈 파티를 후원하고 흥을 북돋우며 사후 자료까지 낸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보도자료에는 “BBQ가 오늘 밤의 주인공”, “BBQ가 파티의 최고 핫스타로 자리매김”,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등의 표현 일색이었다.

특히 이날 자료는 BBQ의 핼러윈 행사 참여를 강조한 것인지, 최근 선임된 글로벌 브랜딩 전략실 임원의 전략을 찬양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내용도 담겼다. BBQ는 "올해 초 한국 F&B 업계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된 김태희 상무보의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는 제너시스BBQ그룹의 리브랜딩이 이번 행사에서 빛을 발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김 상무보는 BBQ를 단순한 K치킨을 넘어 새로운 세대가 사랑하는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재정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상무보는 1992년생 미국변호사다. 앞서 BBQ는 6월 윤홍근 회장의 제안을 받아 김 상무보가 그룹에 합류하게 됐다면서, BBQ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실 상무보 겸 글로벌 리걸·브랜딩 팀장으로 해외 사업 및 법무를 총괄하고 디지털을 비롯한 신개념 마케팅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CEO급이 아님에도 별도 인사 자료까지 냈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로 코스튬 파티 등을 그만둔 이정윤(29) 씨는 “그날 이태원에는 가지 않았지만, 자주 놀러 가는 곳이라 당시에 걱정하는 전화가 많이 왔었다”며 “나와 나의 친구들의 일이었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이 안 좋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는 핼러윈 시기에 맞춰 별별 자료를 다 준비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운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아직은 업계가 불문율처럼 따로 핼러윈 행사도 후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BBQ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핼러윈 행사는 아니고 초청한 인플루언서를 위한 프라이빗 파티였다”며 “K푸드를 알리고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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