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지역민 모십니다”…K조선, 인력난에 대책 찾기 안간힘

입력 2024-11-19 15:31수정 2024-11-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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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은 왔는데 사람은 없어…지역 인구 활용해 기술인재 양성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조선 업계가 ‘퇴직 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호황 국면에 들어서면서 더 심화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역 은퇴 인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선소가 밀집된 울산ㆍ거제 등에 거주하는 은퇴 지역민들에게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전문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지역민은 해당 환경에 익숙해 현장 적응이 빠르고, 의사소통 문제도 없이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고 판단했다.

한화오션이 이런 방침을 구상한 이유는 조선업 초호황기에도 해결되지 않은 ‘인력난’ 때문이다. 조선 업계는 2016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이후 가시적인 인력 확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위험ㆍ고강도 노동 인식과 조선소 대부분이 울산ㆍ거제 등 특정 지역에 몰려 있어 젊은 인력을 유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조선업은 새로운 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 10여 년 만에 불황을 끝내고 초호황기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해 향후 추가 호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사 3대장으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ㆍ한화오션ㆍ삼성중공업은 올해 몇 년 치 수주 잔고를 미리 채우고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 달러(약 19조188억 원)의 144.6%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39척, 78억7000만 달러 상당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국내 조선소 중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중공업 또한 올해 총 29척 수주에 성공하면서, 13년 만에 국내 조선사의 동반 흑자 전망도 나온다.

다만 연이은 수주 달성에도 숙련된 인력이 없어 추가 수주를 소화할 수 없거나 생산 일정 지연ㆍ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가 대응책으로 내놓은 외국인 노동자는 비자 발급, 낮은 숙련도, 불안정한 고용 환경 등의 문제가 여전하다. 스마트조선소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현재의 사업에는 적용이 어렵다.

지역 은퇴 인구 활용이 현실화되면 K조선업의 숙원인 인력난이 해결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숙련된 인력을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조선소와 지역 사회 간의 상생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고령자 고용 확대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맞물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 MRO사업 TFT장(상무)는 “해당 인재 양성 모델은 이제 막 논의되는 단계"라면서 "지역 은퇴자나 지역 대학 인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향후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의 분야에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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