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ㆍ백화점ㆍ제조업 등 12개 계열사 포진...계열 분리 후 독자생존 성공
현대산업개발그룹이 공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호텔아이파크는 지난 2005년 4월 강남구 삼성동에 6성급 특급호텔 파크하얏트서울을 오픈했으며 현대아이파크몰은 2006년 8월 서울 용산에 패션전문 백화점 을 개장했다.
건설업 외에 유통ㆍ서비스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현대산업의 회심의 카드라는 평가다. 앞서 2006년 5월에는 563억원을 투자해 영창악기제조를 인수, 악기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 현대산업개발 12개 계열사 거느린 지주회사
그룹 주력사인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대표적인 종합건설기업으로 1976년 설립 이후 꾸준하게 발전해 왔다.
설립초기에는 해외건설에 주력하다 해외건설 경기침체로 곤란을 겪었다. 1986년 11월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한국도시개발 흡수합병하면서 주택분양사업 및 도급공사 부문으로 사업전환을 꾀했다.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 포니 신화를 일군 주인공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로 꼽히며 현대차에서만 32년을 보낸 고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9년 8월 현대그룹에서 분가, 아들 정몽규 현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둥지를 옮겼다.
현대산업개발은 계열분리 후 독자 생존에 완벽히 성공했고, 오히려 현재는 계열사 시절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은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대EP(이하 현대산업개발 보유 지분율 43.3%)을 비롯, 영창악기제조(81%), 아이앤콘스(95.2%), 아이서비스(56.6%), 아이파크스포츠(100.0%), 현대아이파크몰(81.5%), 호텔아이파크(100.0%), 케이에이취(9.2%), 북항아이브리지(66.0%), 평택아이포트(23.8%), 남양주아이웨이(20.3%), 웰컴에듀서비스(15.2%) 등 12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어 아이콘트롤스가 아이앤이를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 정몽규 회장 지배기반, 아이콘트롤스
현산그룹에 이같은 경영혁신이 정착되면서 부친인 정 명예회장이 지난 2005년 5월 별세한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고, 호텔, 백화점, 제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산그룹 지배구조에서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가 정몽규 회장이 지배기반을 갖춰놓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특징이다.
아이콘트롤스는 계열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산업개발 지분 1.82%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정몽규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51.0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비록 적은 지분이나마 정몽규 회장-아이콘트롤스-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는 지배구도를 만들어 놓고 있는 셈이다.
아이콘트롤스는 지난 1999년 9월 설립된 홈네트워크 및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업체다.
◆ 비건설 분야서 신성장동력 확보
현대산업개발은 2010년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갖추기 위해 아파트 분양사업과 함께 사회간접자본(SOC)시설 등 토목분야의 진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개발 및 관리능력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그룹 차원에서의 사업다각화 및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비건설 분야에서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그동안 전국에서 33만가구가 넘는 주택을 공급, 국내 건설회사 중 가장 많은 공급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택사업 분야에서는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 몸집키우기에 평가 엇갈려
현대산업개발이 그룹화를 겨냥한 지속적인 몸집키우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건설사로서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호텔아이파크, 아이파크몰 등 레저.유통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특히 쇼핑몰 개발 및 운영전문기업을 표방한 아이파크몰은 서울 용산 등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산업 계열사로 2006년에 상장된 현대EP도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EP는 현대산업개발의 유화사업부가 분사, 설립된 회사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여 현대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주택 건설사업에 편중되던 것에서 벗어나 계열사들도 자체 사업확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대EP가 자동차사와의 편중된 거래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의 기초를 마련했다"며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 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매출 및 이익성장을 감안할 때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도 그동안 주택사업 부문에 다소 편중돼 왔던 현대산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몸집을 키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련 사업 다각화는 우량 건설업체라는 회사의 장점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건설관련 전문가는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들이 자체 역량을 확보하지 못 하면 현대산업개발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