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센트레빌 원분양자 군인공제회 집단 소송 준비

입력 2010-06-15 13:24수정 2010-06-16 16:0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일반분양 1억원 이상 분양가 내렸는데 공제회는 ‘요지부동’

군인공제회가 용인 신봉지구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원분양자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소송에 휘말릴 처지에 놓이 이 아파트는 21개동 1238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940여 가구는 군인공제회가, 298가구는 전광종합건설이 각각 시행을 맡았고, 시공자는 동부건설이다.

전광종합건설은 주변시세와 비슷한 일반 분양가를 책정했고 군인공제회는 군무원 등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변시세보다 10% 정도 낮게 분양하기로 했다.

문제의 발단은 부동산침체에서 비롯됐다. 298가구를 시행한 전광종합건설이 미분양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일반 분양가를 1억원 이상 낮추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

당초 군인공제회가 주변시세보다 10% 이상 낮게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홍보했고 군무원 등 대부분의 회원들은 이렇게 알고 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인공제회 원분양자들은 군인공제회가 분양가를 낮추거나 이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군인공제회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두 시행사의 분양가를 확인한 결과 군인공제회의 940여개의 아파트 분양가와 일반분양 역시 1200~1400만원대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176㎡(53평형) 아파트는 전광종합건설의 일반 분양가 가격이 약 400만원 가까이 낮았다.

이에 반발한 원분양자들은 인터넷 사이트 카페를 개설해 용인 신봉 센트레빌 처음 분양받은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고 분양가 인하 및 혜택을 위한 단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원분양자 관계자는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고 2~3일 안으로 접수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오는 20일 임원진들과 회의를 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군인공제회에 다시 한번 의견을 전달하거나 새로운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일반아파트 보다 10% 낮은 수준의 분양가를 받기로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비싼 돈을 내고 입주한 꼴”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굳이 이곳에 입주할 이유가 없다. 군인공제회도 여기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지역의 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 공제회에서는 1000만원 안팎의 분양가를 책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우리 회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 분양가를 보니 1300만원을 훌쩍 넘었다”며 “이미 고분양가 논란을 겪은 마당에 주변 시세까지 떨어졌는데 (공제회가) 버티고 있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군인공제회에서도 현재 미분양 된 아파트가 상당수 남아있는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분양을 해주고 있다”며 “결국 회원들의 돈으로 자기들 배만 불리게 된 셈”이라고 억울해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주변 시세가 떨어졌다고 우리도 같이 낮출 수는 없다”며 “만약 (예비입주자들이) 소송을 준비한다면 결국 법적싸움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애초에 분양가를 싸게 했고 발코니확장과 옵션을 무료로 해줬다. 53평형의 경우 우리가 조금 더 비싼것은 이러한 옵션을 제외하고 책정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군인공제회 회원 외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분양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시행사ㆍ입주자 진흙탕 싸움 왜?

이처럼 시행사와 입주자들의 소송은 미분양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시행사들은 미분양 사태가 나오면서 수익을 위해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미분양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첫 입주자들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을 더 주고 아파트를 구입한 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아직 아파트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고 무엇보다 건설사의 핵심이 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언제 풀릴지도 알 수 없어 출혈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아직까지 아파트 버블 현상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분양가 인하 바람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행사와 입주자들의 진흙탕 싸움이 더 번지기 전에 서로간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이미 대규모 아파트 미달 사태가 나타나면서 분양가 대신 수입차나 다양한 경품을 내걸어 입주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경품을 내걸어도 분양가 낮추는 것보다는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때문에 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엄청난 수익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또 “그렇다고 입주자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많은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 빚까지 얹어가며 힘들게 입주를 했는데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뒤늦게 입주한 사람들이 같은 집을 더 싼 가격으로 들어온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 결국 시행사와 입주자들이 서로 타협하는 길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