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 PF시장 위기 조기진화 나설 가능성..공영개발 가능성도 '솔솔'
좌초 위기에 빠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서울시, 국토부, 코레일이 테스크포스(TF)팀을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와 국토부 등 정부측이 공영개발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부터다. 전문가들은 30조원이 넘는 용산개발 사업의 중단이 고려되는 상황에서 국내 민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과 건설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이들이 움직일 가능성에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마불사'의 공식이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따라서 수렁에 빠진 용산개발 사업을 구해내기 위해 서울시, 국토부, 코레일이 TF를 구성해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다는 것. 우선 시행사(드림허브금융투자프로젝트) 대주주인 코레일이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코레일 핵심관계자는 17일 "용산개발 사업이 삐그덕거릴 때마다 나선 것이 바로 국토부다. 이번에는 아예 사업 중단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마냥 팔짱을 끼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서울시도 최근 공공개발 검토의견을 내고 있어 (TF팀 구성)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도급 미납으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을 때도 중재에 나선 바 있는 국토부가 TF를 통해 다시 사업 정상화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종환 장관이 직접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 것이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아직 검토되고 있는 대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고 있지만 협상기한(9월17일)이 남아있는 만큼 컨소시엄 내부의 입장정리가 우선라는 것이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용산개발 사업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TF구성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공부문에서의 TF출범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은 극심한 건설부동산 침체기에 30조원이 넘는 사업을 지급보증할 민간 건설사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07년 사업 초기 당시 전면에 나섰던 글로벌 기업 삼성 조차도 금융 위기 이후 꼬리는 내리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공공부문이라고 해서 뾰족한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힘을 합한다면 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최근 국토부가 입법예고한 '역세권개발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토부 장관은 역세권 개발구역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지방자치단체 조례에서 정한 기준보다 최대 50% 높일 수 있다. 당장 삼성물산에서 요구하고 있는 용적률 상향 기대치(800%)를 간단하게 충족시켜주고도 남는다. 수익성과 사업성 자체가 달라진다는 소리다. 국토부측에서는 용산역세권 개발을 겨냥한 대책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도 믿는 시장 관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용산사업은 국내 민간PF시장과 건설시장, 부동산 시장 등에 미치는 파장이 어마어마 하다"며 "실리만을 챙기려는 민간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지속되는 한 정부를 비롯한 서울시 등 TF가 가동돼 조기 진화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