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의료행위가 병원, 의사라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점차 환자, 소비자 중심으로 의료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한 시간 정도를 병원에서 기다려야 채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진찰을 받고, 이 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제는 환자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상담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이같은 서비스가 원격 상담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의료 서비스와 직접 연계되면서 본격적인 원격 진료로 발전할 전망이다. 더구나 개인의 건강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응급처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환자의 위치와 신체 변화를 자동으로 감지해 응급상황을 병원에 알리면 응급처치 서비스 업체나 병원에서 응급처치와 병원으로의 후송을 담당하는 것도 가능해 진다.
◇ 고령화 사회와 U-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 =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여러 선진국들은 U-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료 부문에만 1386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EU는 지난 2008년부터 6년간 6억 유로를 투자하는 AAL(Ambient Assisted Living) 프로젝트를 통해 노인층의 삶의 질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U-헬스케어의 보편화는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소핵가족화 된 가정형태에서 정신적인 건강을 보살피기 위한 역할이 크다. 갈수록 정신적인 무력감과 외로움, 단절감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자살률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데 있어서 u-헬스케어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의사와 환자가 멀리 있어도 u-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환자는 항상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진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 걸음마 단계인 국내 u-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 현재 국내의 U-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선진국 대비 걸음마 단계로 연구예산 역시 연간 수십억원에 불과하다. 선진국들이 연간 수천억원을 투자해 연구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고령화 사회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국내 의료비 지출도 매년 약 11% 가량 증가하는 시점에서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비 증가는 곧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U-헬스케어를 국내 사정에 맞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우선 의료인과 환자 간의 원격진료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으며 U-헬스케어 사업자에게로 넘어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선결 과제다. 또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수가 책정 문제 역시 넘어야할 하나의 제약이다.
현재 이같은 제도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U-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내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본’(http://www.rebon.co.kr)과 ‘코메디닷컴’(http://www.kormedi.com)을 꼽을 수 있다.
아파트 등에 U-헬스케어 솔루션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유라클은 자사의 리본 사이트를 통해 건강위험 평가와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코메디닷컴은 각종 질병에 관한 맞춤형 전문의와 병원 등을 소개해 준다. 또한 자가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가 급히 몸이 아프거나 병원을 가기 전 자신의 병명에 대해 대략 확인하고 싶을 경우 자가진단을 통해 대략적인 병명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 스마트병원을 구축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고려대병원의 경우 최근 SK텔레콤과의 협약을 통해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강남 세브란스병원도 KT와 U-헬스 관련 협약을 맺고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인 스타일폰으로 진료에 필요한 수치 등을 전송하면 이를 의사가 진료에 참고하고, 사안에 따라 환자와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코메디닷컴 이성주 대표는 “현재 일반인들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의사가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고 유명의사는 3개월 정도를 기다려 진료를 받더라도 고작 30초 정도 설명을 듣는 경우도 있다”며 “향후 U-헬스케어 서비스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고 U-헬스 관련 사업자가 이 정보를 이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