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경영]⑥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미술관’

입력 2010-11-09 14:35수정 2010-11-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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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미술관을 꿈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운영하는 금호미술관 전경이다.(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미술관은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박강자 관장이 1989년 관훈동에 금호갤러리로 문을 연 뒤 지난 1996년 현재의 사간동 자리로 이전하며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잘나가는 작가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없지만 신인 작가나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기업의 지원 없이는 설 땅이 없다”금호미술관 박강자 관장(69)이 밝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메세나활동 철학은 소외된 작가들에 대한 배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철학은 ‘기업의 오늘을 있게 한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그 이윤의 일부를 되돌려줘야 한다’이다. 박 관장은 그룹의 모태가 지방인 만큼 지방작가 전시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금호미술관은 타 미술관들이 중견작가들의 전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신진·지방 작가에 대한 지원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금호미술관은 2004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영아티스트 전을 통해 신진작가를 지원해왔다. 특히 영아티스트 전은 신진작가의 등용문이자 검증 통로로서 미술계에 자리매김됐을 정도다. 또 금호미술관은 지역 작가전을 통하여 문화의 과도한 중앙 편중 현상을 해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화단이 중앙·기성의 유명 작가들에게 과잉 집중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금호미술관은 미술작가가 창작활동에 전념하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창작여건을 활성화하고자 2005년 10월 금호창작스튜디오를 개관해서 운영중이다. 금호미술관은 입주자로 개인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국내 거주의 젊은 작가를 선정한다. 작가들은 입주 기간 동안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비롯한 워크숍과 크리틱을 통해 작품활동의 이해를 넓히며 성장하는 장을 마련하고, 금호미술관과 연계하여 입주작가들은 금호미술관의 각종 기획전에 참여하게 된다. 금호미술관은 “국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들처럼 작가, 평론가, 큐레이터로 이어지는 미술계의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금호미술관은 이들 소외된 작가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병재, 임태규 등 금호영아티스트 공모전 출신 작가들은 이미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경기도 이천에 건립한 금호창작스튜디오를 거쳐간 작가만 해도 벌써 45명에 달한다.

금호미술관은 공공미술관으로서 예술문화 보급과 교육적 역할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2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이들 교육 프로그램은 특색 있는 전시와 더불어 금호미술관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정규 프로그램인 △금호예술아카데미 △작가와의 대화 △어린이 워크숍 등 전시와 관계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다.

미술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호미술관은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과 다양한 갤러리들이 모여 새로운 문화와 미술의 중심지이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문화지역인 사간동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건축되었으며, 4개 층에 총 7개의 전시실 있으며, 이와 함께 부대시설로는 미술관이 전시 기능과 교육 기능을 겸할 수 있도록 강의실이 3층에 위치한다. 또한 관람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카페테리아에서는 경복궁의 돌담과 거리의 풍경을 볼 있고, 각종 디자인 용품과 아트 상품으로 구성된 아트샵이 구성되어 있다.

1996년 관훈동 시대를 마감하고 이곳으로 자리하면서, 금호미술관의 건축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덕 LG화학연구소 등을 설계한 재미건축가 김태수씨가 설계했다. 네모 반듯한 외양 과 가장 흔한 돌이 화강암을 사용했지만, 경복궁의 돌담을 비롯한 주위의 풍경들과 어우러지도록 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경복궁 돌담과 같은 색의 화강암으로 마감한 정면 외벽, 돌담 위에 기와를 얹은 듯한 건물 상단의 짙은 띠무늬창문 등은 마주하고 있는 경복궁의 돌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건물의 한쪽 측면에서는 벽을 뚫고 나온 삼각형의 창문들이 건물의 리듬과 재미를 더해주며, 건물 옆의 공간에서 꼿꼿하게 서있는 대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전시실 내부 또한 작품을 위한 기본적인 미술관의 개념에 충실한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금호미술관은 개관이래 지속적으로 국내외 미술품을 수집·보존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품을 중심으로,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에 이르기까지 3000여 점이 넘는 국내외 작품을 보유하며, 한국 현대 미술의 최고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오지호, 이응로, 이우환, 김환기, 박수근, 김창렬, 임직순 등의 작품을 비롯해서 현재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국내의 중견,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 발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이들 작품들로 구성된 금호미술관 소장품은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흐름을 진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들이며,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 엄선되어 소장되고 있다.

◇도심 속 문화 플래닛, kring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부터 복합문화공간 Kring을 운영해왔다.(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파리 퐁피두 센터의 감동,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찾은 여유, 뉴욕 모아미술관의 설렘이 한 자리에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8년 강남구 대치동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Kring(크링)’이다.

크링은 네널란드어로 원(circle)을 의미한다. 건물 외관의 주 콘셉트이기도 한 원은 의사소통의 자유를 의미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문화, 예술, 감성 모두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순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건물 안과 밖 어디에도 회사명을 찾아볼 수 없는 것 역시 이러한 의지 때문이다.

1층의 아트리움은 우아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풍기는 순백의 타일로 꾸며져 있다. 이 공간은 주로 신진 아티스트의 다양한 설치미술과 조형물 등이 배치되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Kring cinema(크링 시네마)’에서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한 비상업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2층에는 대한민국 바리스타 1호 안명규 씨가 운영하는 ‘커피명가’가 눈에띈다. 갓 볶은 신선한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될 빈티지 홀에서는 대규모 컨퍼런스 및 브랜드 런칭쇼, 패션쇼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크링의 옥상은 프라이빗 파티, 소규모 음악회, 부티끄 웨딩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스카이가든이라는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재해석됐다.

스카이가든의 좌우는 벽으로 가로 막혀 있어 이벤트 공간으로서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반면 훤히 들어다 보이는 하늘은 이색적인 감동을 가져다 준다. 중간 중간에 놓여 있는 구조물들은 옥상정원의 단조로움을 극복해주고, 오른편에 펜스식 벤치를 마련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크링의 명칭처럼 곳곳에 원을 컨셉으로 한 구조물들과 벽면 장식이 세련되고 통일된 느낌을 가져다준다.

크링 관계자는 “크링이 영화, 이벤트, 전시회 등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여 서울의 랜드마크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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