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및 문화계 시설에 피해
동일본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ㆍ쓰나미는 인명ㆍ재산뿐 아니라 미술관과 극장, 문화재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반 액상화 현상(지반이 유체처럼 물렁해지는 현상)에 의한 지반 침하와 진열 작품의 손상, 천정에서 떨어진 건축 자재 등으로 휴관한 미술관이 속출하고 중요 문화재 피해가 동일본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8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근대미술관은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지진으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건물 뒤쪽 출입구 부근에서 진흙이 뿜어져 나와 지면이 15cm 가량 주저앉았다. 입구 벽에는 2m 높이의 진흙이 쌓여 작품 반입 작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요시무라 준조의 설계로 개관한지 20년이 넘은 이바라키현 근대미술관은 매화 꽃놀이로 유명한 가이라쿠엔 근처의 습지대에 위치해 있다.
액상화 현상에 대한 전문가은 고쿠쇼 고지 주오대 교수는 콘크리트를 매우는 방식으로 기초를 쌓아 건물이 기우는 등의 위기는 피했지만 “건축 시 대책을 감안했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카노 시게루 미술관 부관장은 “액상화에 의한 지반침하는 예전부터 나타났지만 이번 지진으로 단숨에 진행됐다”고 말해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바라키현 근대미술관에서는 이번 지진 여파로 브론즈상 2점이 쓰러졌다.
전시실과 창고에 보관된 병풍, 회화는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바라키현의 음악 연극 현대미술의 거점인 미토예술관도 대지진 피해를 면치 못했다. 인트런스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의 파이프가 5개나 비틀려 수리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술관 관계자는 말했다.
또 후쿠시마시 후쿠시마 현립미술관에서는 현관 지붕 판이 날아가고 엘리베이터와 공조기까지 고장나 비상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여진이 계속 되고 있어 배관 스페이스 등을 확인할 길이 없다”며 “휘발유 부족으로 직원들의 대응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말했다.
가장 피해가 심한 것은 가와사키시의 뮤더 가와사키 교향곡 홀이었다. 이곳은 빈필과 베를린필도 연주회를 열 정도로 일본 수도권에서는 알아주는 콘서트홀이다.
이번 지진으로 천정에서 건축자재와 철골 등이 대량으로 떨어져 객석의 절반이 기왓조각과 돌로 가득차 뮤더 가와사키 교향곡홀은 6개월간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