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청 4色 여행
영천의 맑은 공기를 맘껏 누리며 말을 탈 수 있는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미술작품도 감상하고 내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안미술관, 햇살을 머금은 다양한 산야초로 염색하고 도자기를 빚을 수 있는 영천공예촌 등이다. 여기에 은해사와 거조암, 임고서원이 더해지면 영천보현산별빛축제가 열리는 4월의 영천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된다.
영천의 첫 번째 체험은 뭐니 뭐니 해도 별 체험이다. 체험은 보현산천문대와 보현산천문과학관에서 이루어진다. 보현산천문대로 가는 길은 가파른 산자락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한겨울에도 오르내리기 쉽도록 햇살을 잘 받는 쪽에 길을 낸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오후가 되어도 산으로 오르는 길엔 햇살이 머문다. 그곳에 햇살과 자연을 듬뿍 누릴 수 있는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천문대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천문대를 지나 시루봉까지 이어지는 1km 길이의 천수누림길데크로드이다. 이 길은 아이들의 자연학습체험장으로도 제격이다. 중간 중간 피어있는 야생화와 나무를 관찰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것. 산책로 중간에는 특별한 공간도 있다. 뾰족뾰족 별모양으로 만들어진 별광장이다. 광장은 그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욱 좋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능선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별광장은 천문대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서 천문대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는 방문객센터가, 왼쪽으로는 태양망원경동이 손님을 맞는다. 1.8m 광학망원경동은 천문대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빌딩처럼 높은 건물이 그곳이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망원경의 위용은 짐작할 수 있다.
보현산천문대는 천문연구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해 등록한 별 13개 중 12개를 이곳에서 발견했다고. 낮 동안 개방되었던 천문대가 해가 지고나면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연구공간이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곳에서 야간관측에 참여할 수 있는 때는 연중 딱 한번이다. 매년 4월에 열리는 <영천보현산별빛축제>기간에 영천시와 천문대가 협의해 야간관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곳에서 별을 관측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랠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정각리 별빛마을에 자리한 보현산천문과학관이다. 2009년 5월에 문을 연 과학관에는 400mm 망원경을 비롯해 다양한 구경의 망원경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2011년 3월에 새로 도입해 4월 축제 시부터 주관측실의 주망원경으로 800mm 망원경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별과 성운, 성단, 은하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5D돔영상관도 즐겨보자.
이곳에서는 전문적인 교관이 승마를 가르친다. 하지만 말등의 높이는 생각보다 높다. 때문에 안전을 위해 초보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의 키를 140cm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승마뿐 아니라 마사 돌아보기, 건초먹이주기 등 말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세 번째 체험은 예술체험이다. 예술체험은 시안미술관과 영천공예촌에서 이루어진다. 화산면 가상리에 자리한 시안미술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문미술관이 있다. 선생님과 함께 감상하고, 그리고, 만들며 미술이 무엇인가를 배우는 공간이다. 2011년 3월 11일부터 7월 3일까지는 2층 전시장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체험전시가 열린다.
‘이상한 나라의 child’전이다. 토끼 굴처럼 작은 전시장의 입구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들어서는 순간 아이 눈높이에 맞춘 작품세상이 펼쳐진다. 작은 전구 안에 담긴 만화의 주인공, 하늘을 날고 있는 아이, 찍찍이 옷을 입고 벽에 붙어 그림이 되어보는 공간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소수정원제로 운영되어 참가 전 예약필수이다.
반면 영천공예촌은 자양면 성곡리 구 자양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작가들의 공간이다. 이곳에 도예, 천연염색, 목각 작업을 하는 작가 3명이 입주해 작업을 하고 있다. 덕분에 언제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4명의 작가가 더 입주해 7명의 작가가 함께 작업하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은해사의 산내암자인 거조암에는 국보 제14호로 지정된 영산전이 있다. 고려 우왕 원년에 처음 지은 이 건물은 옆으로 긴 건물에 출입구가 하나이고 통풍을 위한 트인 창살만 달려 있다. 이런 건물의 특징 때문에 원래의 용도는 경판과 서책을 보관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기도 한다. 전각 안에 모셔진 526분의 석조나한상이 인상적이다. 돌아보다 유난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나한상이 전생의 자신의 모습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