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정창수 국토해양부 1차관이 돌연 사임하자 국토해양부는 느닷없는 소식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특히 권도엽 신임 장관이 내정자가 정식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사의를 표명하자 적지 않게 당황하며 배경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부 내부 직원들 조차 사의표명 두시간전에 소식을 접했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는 얘기다. 아울러 건강상 문제가 없던 정 차관이 물러난 이유에 대해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의 언질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 배후설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동남권 신공항이나 LH본사 이전 등 굵직한 국책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미 정종환 장관의 교체로 책임문제는 정리가 됐다는 분위기다. 또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국책사업 실기로 인해 차관까지 교체한다면 이는 청와대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정책 실기에 대한 평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차관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고위 간부 조차도 후임 차관이 누가될지 전혀 감을 못잡을 정도로 내부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국토부 또다른 고위 간부는 "아직 이야기가 나오는 후보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임한 정창수 제1차관은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떠나는 사람은 유구무언"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차관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지난해 8월부터 국토부 1차관을 역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