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명 중 24명 출마채비… 눈치작전 치열
19대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현재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여야 54명의 의원중 무려 24명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특히 일부 지역구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에 출마자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일고 있다. 또 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일부 의원들의 지역에도 상당수가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 누가 출마하나 = 비례대표 의원 중 지역구 출마가 예상되는 이는 한나라당 14명, 민주통합당 7명, 미래희망연대 3명 등 총 24명이다. 한나라당 김성동 김옥이 나성린 배은희 손숙미 원희목 이두아 이은재 이정선 이춘식 임동규 정옥임 조문환 조윤선, 민주당 김유정 김진애 김충조 김학재 안규백 전현희 전혜숙,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송영선 윤상일 의원 등이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올수록 출마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강성천, 민주당 최영희 의원 등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 서울 강남을 출마자 집합소 =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정치자금수수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서울 강남을은 출마자들의 집합소다. 한나라당 텃밭으로, 그야말로 ‘깃발만 꽂으면 당선’인 곳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만 나성린 원희목 이은재 이정선 의원 등 4명이 이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 ‘눈치’ 작전 치열 = 출당, 선거법 위반 등의 이유로 해당 지역구 의원에 대한 공천이 불가한 지역에도 사람이 몰린다. ‘아나운서 성(性)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에서 출당된 강용석 의원의 지역인 서울 마포을은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이 일찌감치 찜했다. 민주당에선 원내대변인으로 활약 중인 김유정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내와 비서의 선거법 위반으로 ‘당해 지역구’ 출마가 무산된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의 서울 강동갑엔 같은 당 임동규 의원이 출마에 나선다. ‘민주당 도청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용인 수지에선 같은 당 김옥이 정옥임 의원이 표밭을 다지는 중이다.
‘고령(73)’에 ‘다선(6선)’으로 사실상 ‘정계퇴출’ 명단에 오른 박희태 국회의장이 있는 경남 양산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의 측근인 조문환 의원이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박 의장은 자신의 대리인을 출마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한나라로 출마 희망 =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을 출마를 선언한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근혜계인 송 의원은 이 의원이 한나라당 내에서 거센 요구가 일고 있는 ‘영남권 물갈이’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에선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4대강 사업’을 집중 파헤치며 저격수 역할을 해 온 민주당 김진애 의원과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이 맞붙는 서울 마포갑도 주목된다.
한미FTA 처리 과정에서 여야 협상파의 중심에 섰던 민주당 김성곤의 지역구인 전남 여수갑에는 5선(현 비례대표)의 같은 당 김충조 의원이 출마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이밖에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이 늘면서 지역구를 결정하지 못한 의원들의 출마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