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들, 미국내 활동 타격…프롭트레이딩 제한
미국의 금융기관 규제 방안 중 하나인‘볼커룰’을 놓고 외국계 기업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볼커룰이 투자를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에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금융과 산업계는 전일까지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 등 일부 법안 지지자들과 논의를 가졌다.
외국계 은행들은 볼커룰이 미국 활동을 제한하고 자회사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제안된 볼커룰에 따르면, 미국내 자회사를 소유한 외국계 은행들은 자신들의 계좌로 프롭트레이딩을 하지 못하게 된다.
프롭트레이딩이란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기자본 또는 차입금을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주식·채권·통화·옵션·파생상품 또는 그 밖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은행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법률회사 앨렌앤오버리의 더글라스 랜디는 “볼커룰은 외국계 은행들에게 수갑과 같다”고 말했다.
볼커 전 의장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프롭트레이딩에 대한 규제가 약하다는 입장이다.
볼커는 “영국이 볼커룰에 반대하면서 ‘링펜싱’ 제안을 하고 나섰다는 것을 고려할 때, 영국의 로비 규모는 아이러니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링펜싱은 해외지점이 실행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본점의 채무 이행 의무를 제한하는 조항이다.
법안이 미 국채 시장 투자를 억제할 것이라는 외국계 은행의 입장에 대해 볼커는 거짓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장이 불안한 시기에도 유럽 정부들로부터 국채 투자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불평을 들은 적이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오는 7월 최종 시한을 앞둔 볼커룰은 미 국채에 대한 마켓메이킹을 제외했다.
증권 시장에서 마켓메이킹은 논쟁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마켓메이킹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프롭트레이딩과 고객 대신에 투자하는 것 사이를 구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 CalPERS)는 볼커룰에 동의하고 나섰다.
캘퍼스는 “대형 금융 기관들에 의한 시스템적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캘퍼스는 이어 “볼커룰은 거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이는 위험요소를 제거할 대가로는 용인되는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볼커룰(Volcker rule)
미국 금융기관의 위험투자를 제한하고 대형화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금융기관 규제 방안 중 하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은행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 및 계열회사의 위험투자를 제한하고,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억제하기 위하여 만든 금융기관 규제책이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자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 경제회복 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인 폴 볼커의 제안이 대폭 반영되어 볼커룰이라고 부른다.
※용어설명: 마켓메이킹(market-making, 시장조성)
증권시장에서 특정 주식의 주가가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조작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