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승마용은 물론이고, 식용이나 기능성 제품용, 생활용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승마가 대중화되고 지난해 9월 제정된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친환경의 말관련 먹거리.상품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말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은 인체에 유해함을 줄임과 동시에 사용 후 재활용 또는 토양에서의 분해가 쉬워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말털을 활용한 친환경 매트리스가 화제이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구매해서 더욱 화제가 된 말털 매트리스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의 숙면을 돕는데 아주 유용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말털 매트리스 제작업체는 수분을 방출하고 항균작용이 있는 말털의 성질을 활용해 매트리스를 제작했다.
침구업체 ‘커스텀베딩’ 관계자는 “말털 매트리스 장점은 친환경적인 면과 위생적인 면을 들 수 있다. 일반적인 매트리스는 여러 진드기와 비위생적인 먼지가 축적되어 있어서 5년에서 10년 후 교체를 하지만 말 털 매트리스는 부식성이 없고 진드기를 없애는 항균작용까지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시대에 대표적인 매트리스다.”라고 설명했다.
말털의 뭉치가 수분과 공기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탄력 있는 매트리스가 만들어지고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 또한 수면 중 체온변화와 발한을 막아주어서 불면증환자의 숙면을 돕는다. 한편, 사람들은 수면시 몇 컵 분량의 땀을 몸밖에 배출하게 되는데 이때 일반적인 솜과 스프링으로 제작된 침구는 표면의 땀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게 되지만 말털로 제작된 침구는 수분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기에 침구상태가 위생적으로 유지된다.
일본에서는 말기름이 사람의 피지성분과 가장 흡사하여 자극이 없고 민감한 피부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말기름은 항균 및 보습기능이 있어 특히 여드름과 아토피에 탁월하고, 근육통, 신경통, 주근깨, 기미, 화상 등 대부분의 문제성 피부를 진정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또한 말기름은 털을 굵고 윤기 나게 해주는 샴푸 및 눈썹영양제로도 쓰여 모근이 얇고 약한 사람들에게 인기있어 마유시장이 활발한 일본에서는 스타들의 애용품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말 배설물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는 해외농가의 러브콜을 꾸준히 받고 있다. 미국주부들의 우상인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친환경비료로 재배한 제철 음식으로 싱싱한 식단을 즐겼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는 말 배설물, 깎아낸 풀 등을 섞어 만든 그녀만의 천연 비료로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채소를 재배한다. 그는“냄새가 적고 초식동물이니 만큼 곡물과 야채가 함유되어 영양덩어리다. 유기농 재배에 그만이다“며 말 배설물의 장점을 밝혔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중심으로 말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이 ‘제라한’이라는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다. 제라한은 제주도 방언으로 ‘제대로 됐다’, ‘최고다’ 뜻이다. 그만큼 ‘제라한’이라는 브랜드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마유 비누.
말기름을 활용해 만든 마유 비누는 2010년 7월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관공서나 특산품 코너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시장 반응이 매우 좋다. 마유 비누는 특히 아토피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유의 지방산은 인간의 지방산과 95% 일치한다. 그만큼 흡수율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마유 비누를 써본 아토피 환자들 중에 효과를 봤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라한’이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화장품도 있다.
호주에서 말 태반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이 나온 적은 있지만, 말 태반을 기초로 한 화장품은 ‘제라한’이 처음이다. 이 화장품은 말 태반에 피부와 연관된 아미노산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스킨과 로션, 에센스를 기본으로 영양크림, 아이크림까지 5종으로 항산화와 항염증 성분이 있어 안티에이징과 피부 트러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말뼈 역시 건강식품으로 개발됐는데 골다공증에 좋다고 소문이 퍼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뼈는 주정을 통해 추출하는데, 추출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실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말뼈 추출물을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투약한 쥐뼈의 골밀도가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밖에도 말가죽으로 만든 가방과 핸드백, 지갑 등이 시판 중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말의 부산물은 천연제품으로 사람 몸에 자극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말 부산물만으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누리고 있다. 말 한 마리로 사람들에게 유익한 제품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말은 고기나 육가공품 외에도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져서 친환경제품의 역량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과 산업을 선도하는 유럽에서는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화 정책으로 관련 산업과 제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와 함께 다양한 친환경제품이 생산가능한 말산업시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의 말도축 두수는 연간 약 900마리로 경제적 가치도 9000억원에 이르러 친환경시대에 말산업시장이 유망한 있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