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견딜 수 있는 한계점에 달했습니다. 금융회사에는 갈 생각도 못하고 있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7일 경기도 안산시 '시민시장' 현장을 방문하면서 서민들의 금융고충을 직접 전해들었다. 이날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명연 국회의원, 김철민 안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사랑방 버스' 출범식 이후 가진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서다.
출범행사를 마친 권 원장은 먼저 금융사랑방버스에 탑승해 외국인 주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각각 금융상담을 실시했다. 필리핀계 이주여성이 문의한 전세자금대출 내용에는 은행에서 취급하는 장기 저금리 영세민 우대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캐피탈 대출과 카드론 등 2300만원을 마련해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이 높은 대출금리로 이자납부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새희망홀씨를 안내하기도 했다.
이후 권 원장은 안산시장을 방문해 건강원과 의류판매점을 들려 둥글레차와 중고의류를 재래시장 온누리 상품권으로 구입했다.
건강원을 첫 번째로 찾아간 권 원장은 상품권 5000원권을 10장 사용하며 둥글레차를 사고 난 후 상인에게 금융애로 사항을 물었다. 이에 상인은 "경기에 견딜 수 있는 한계점에 달했고,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데 등록금 낼 때마다 못 다니겠다고 한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에 권 원장은 "한국에서 장사를 통해 등록금 납부하기가 쉽지 않다"며 "'든든 학자금 대출'이라고 조건도 완화됐고 금액도 늘렸으니깐 검토해주셨음 한다"고 답했다. 이어 권 원장은 중고의류 가게로 발걸음을 옮겨 바지 한 벌과 조끼 다섯 벌을 구입했다.
한편, 금융사랑방버스에는 금감원,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서민금융기관 전문가가 각각 3명씩 탑승해 금융민원상담, 서민금융지원, 금융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비은행·증권, 보험분야 전문 상담은 물론 개인워크아웃, 저금리전환대출, 햇살론 등 맞춤형 상담이 실시될 계획이다.
금감원은 하반기부터는 실업자, 북한이탈주민, 노인들을 위해 고용센터, 복지재단 등 30여개 관련 기관과 연계해 금융사랑방버스 운영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금융토크', '1박2일 대학생 금융캠크', '군부대 방문교육' 등 대학생 및 군장병에 대한 금융교육현장에도 활용할 것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