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후배 동문...창단공연 ‘하얀 중립국’극 올려

입력 2012-07-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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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선후배동문 연극인들이 묵직한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서울대학교 연극동문회 부설극단 ‘관악극회’는 창단 기념공연으로 오는 8월23일부터 9월1일까지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막스 프리쉬 작 ‘안도라’를 현실에 맞게 각색한 ‘하얀 중립국’을 공연한다.

서울대 연극회는 1947년 5월 첫 공연 ‘해연’을 시작으로 66년 동안 끊임없이 활동하며 총 900여 작품을 공연해왔다. 서울대 연극동문들은 연극계뿐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 각 분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이러한 역량과 열정의 발전적 확대를 위해 지난해 서울대학교 연극동문회(회장 이순재)가 창립됐다. 연극동문회는 ‘시대의 사회적 주제를 투영함으로써 우리나라 연극계에 새로운 기풍을 조성하고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올해 극단 관악극회를 창단했다.

하얀 중립국은 편견에 사로잡힌 인간집단의 광기를 블랙코미디적으로 담아낸 연극.

원작은 제 2차 세계대전 때의 유대인 학살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주인공 시로의 시련을 통해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출신국가에 대한 편견과 배타성 및 왕따 문제 등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작품의 출연진은 5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원로영화배우 신영균 및 이순재, 심양홍 등을 비롯한 전업배우 뿐 아니라 학창 시절의 무대 경험을 잊지 못하고 연극 현장으로 돌아와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단원들도 있다. 1948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선배로부터 이제 갓 대학에 들어온 후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동문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제작진으로는 연극 ‘빈방 있습니까?’의 연출 겸 배우로 잘 알려진 최종률씨가 연출을 맡았다. 무대미술 윤정섭, 조명 디자인 박원근, 의상 디자인 조우현, 분장감독 조성환, 무대감독 문원섭, 음악감독 권병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동문들이 힘을 합쳤다. 문의 070-7788-5331

▲하얀중립국 연습장면. 가운데가 배우 심양홍

◆공연 개요

제 목 "하얀 중립국"

일 시 2012년 8월 23일(목) ~ 9월 1일(토)

(월~목 8시, 금~토 4시. 8시, 일 4시)

장 소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대학로)

제 작 서울대학교 연극동문회

제작총괄 윤완석

연 출 최종률

원 작 막스 프리쉬(Max Rudolf Frisch) 안도라(Andorra)

번 역 김혜영

각 색 최종률, 신영선

▶줄거리

‘하얀 나라’는 표면상으로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상적인 국가다.

그러나 실상 하얀 나라 사람들은 타국 사람에 대해 극히 폐쇄적이며 배타적이다. 그들은 자칭 지상낙원을 자랑하며 기묘하고도 이중적인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그러던 중 하얀 나라에서 사람들에게 존경 받던 교사가 젊은 시절 ‘검은 나라’ 를 여행하다 만난 검은족 여인과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게 된다.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웠던 교사는 진실을 숨기고 피살 위험에 빠진 한 노란족 아이인 시로를 자기가 구출해 입양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관대한 척 교사의 영웅적인 행위를 칭송하며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만, 시로가 청년으로 성장하자 본색을 드러내 점점 소외시키기 시작한다. 따돌림을 당할수록 시로의 인간성은 황폐해지고, 이복 여동생 아미와의 금단의 사랑만이 유일한 도피처가 된다.

모성본능을 이기지 못해 아들을 만나러 왔던 시로의 친모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그 와중에 이웃 검은 나라의 검은 군대가 하얀 나라에 무혈입성하게 된다. 기상천외한 노랭이 검열에 의해 시로가 노란족으로 거짓 판명되면서 집단의 광기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은 시로를 살인범으로 몰아 처형장으로 끌고 간다.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끝내 아들을 잃게 된 교사는 자살을 하고, 아미는 미쳐버린다. 거짓이 진실을 가린 이 비극적 죽음에 대하여 하얀 나라 사람들은 자기변명으로 일관하며 범죄행위를 덮어버리고는 익숙한 일상으로 다들 복귀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점에서 희희낙락할 때 진실을 외면할 수 없던 노신부만이 집단의 광기가 빚은 이 끔찍한 죄악에 대하여 깊은 탄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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