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M&A가 답인가] ①-1 좀비 시장 日…가속화하는 기업 엑소더스

입력 2012-07-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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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상은 자원에서부터 의약품, 정보·기술(IT) 등 광범위하다.

엔고와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구 감소로 일본 시장이 침체된 영향이다.

작년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력난과 서플라이체인(공급망) 문제가 부각되면서 해외 M&A는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레코프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 기업의 M&A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62건이었다.

이는 일본의 호황기인 1990년의 247건을 웃돌아 22년 만에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3조4904억엔으로 사상 최고였던 2006년 상반기 4조4681억 엔 다음으로 많았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M&A는 일본 최대 광고업체인 덴쓰가 영국 광고업체 이지스그룹을 3960억 엔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광고업계 5위인 덴쓰는 미국 유럽 기업들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80국에서 광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지스를 인수했다.

상반기 일본 기업 M&A의 특징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발벗고 나섰다는 점이다.

미쓰비시상사가 캐나다에서 가스개발권을 2300억 엔에 사들였고 마루베니가 미국 곡물 대기업 가빌론을 3000억 엔에 매입했다.

지방의 중견자동차 부품업체인 타이호공업은 중국 최대 알루미늄 베어링 회사를 인수했고 주부약품은 중국 약국 체인에 자본을 투자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는 “금액이 공개된 M&A 가운데 10억 엔 미만 규모가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등 소형 M&A가 증가하고 있다”며 “거래 기업의 해외 진출로 하청업계에까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톰슨로이터 조사에서 상반기 세계 M&A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점을 언급, 레코프의 조사와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850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사업 확대 의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미국 IBM의 POS 단말기 사업을 인수한 도시바는 작년에도 스위스 스마트미터(차세대 전력계) 대기업인 랜디스기어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업 스핀오프(분리 독립)에 나서고 있는 IBM의 경우 아시아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서 IBM은 지난 2004년에는 중국 레노보에 PC 사업을, 2007년에는 리코에 디지털 프린터 사업을 각각 매각했다.

대형 M&A는 IT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케다약품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제약업체 URL파머를 8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케다약품은 작년에도 스위스 대형 제약업체인 나이코메드를 137억 달러에 사들였다.

다케다약품의 URL파머 인수는 지난 3월 이뤄진 아사히카세이의 미국 조르메디컬의 22억 달러에 이은 최대 규모로 화제를 불렀다.

일본 제약업계는 올들어서만 미국에서 5개의 제약업체를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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