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주석 오른팔 리잔수, 링지화 후임으로…보시라이 사태로 수세 몰렸던 태자당·상하이방 역공?
중국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최측근인 링지화가 낙마한 배경에는 아들인 링구가 페라리를 몰다가 사망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고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일 링지화 중앙당 서기처 서기 및 중앙판공청 주임이 통일전선공작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리잔수 전 구이저우성 당서기이자 중앙판공청 부주임이 링지화 후임으로 승진 임명됐다고 전했다.
중앙판공청 주임은 국가 주석의 비서실장과 경호실장 역할을 하는 당내 핵심 요직이다.
통일전선공작부는 한직이어서 링지화는 실질적으로 좌천됐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그는 후 주석의 심복으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까지 거론됐으나 이번 인사로 사실상 권력 핵심에서 멀어지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 3월18일 베이징에서 검은색 페라리 한 대가 다리 난간에 부딪혀 20대 남성 운전자가 즉사하고 동승 여성 2명이 크게 다친 사고가 링지화 낙마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운전자의 성이 ‘자(賈)’씨로 알려지면서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자칭린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사생아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탑승 여성 중 한 명은 나체 상태였으며 다른 한 명은 반나체였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사고 당사자는 실제로는 링지화의 아들인 링구였다.
자칭린 주석은 사망증명서에 적힌 사망자의 성을 ‘자’씨로 조작해 자신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른 것에 격분해 비밀리에 사건 조사를 지시해 전말을 밝혔다고 SCMP는 설명했다.
그는 당시 사건 조사 보고서를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인 장쩌민 전 주석에게 비밀리에 전달했고 장 전 주석은 3개월 후 후진타오 주석에게 이 보고서를 내밀었다.
전문가들은 페라리 사건이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사태로 수세에 몰렸던 태자당과 상하이방에 좋은 역공 기회를 줬을 것으로 풀이했다.
리잔수 신임 중앙판공청 주임은 지난 1990년대 허베이성 우지현 서기로 근무할 당시 인근 정딩현 서기였던 시진핑 부주석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밍 인민대 정치학 교수는 “후진타오 주석이 압력에 못 이겨 이번 인사를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후 주석이 퇴임 후에 발휘할 만한 영향력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시 부주석에게는 확실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