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대 앞. 최지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더운 여름날 무거운 생수통을 들고 연신 땀을 흘리며 연기에 임하는 배우가 있었다. 촬영장에서 만난 그 남자 주인공은 체육학과를 나와 힘쓰는 연기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 “연기를 전공하지 않아 많이 부족합니다. 항상 노력을 해 시청자에게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연기에 전념하겠습니다.”해맑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012년 9월, 그는 KBS ‘1박2일’멤버로서 그리고 ‘승승장구’MC로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함께 하는 멤버와 MC들은 그를“형님”이라 부른다. “최연장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한다. 2000년 뜨거운 여름 진행된 ‘신귀공자’ 촬영장에서 만난 서른한살의 젊은 청년은 이제 마흔세살 중년의 연예인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바로 김승우다.
근래 들어 가수를 하면서 MC나 연기를 하는 경우, 개그맨을 하면서 연기나 무대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연기를 하면서 가수나 예능활동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을 지칭하는‘엔터테이너’라는 용어가 보편화되고 있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연기 23년차에 접어든 중견 연기자 김승우 역시 이제 엔터테이너로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월 28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1박2일’ 시즌2 기자간담회에서 김승우는 “배우로서 연기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고민의 시간이 많았다.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예능 영역의 본격적인 진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990~2000년대와 2012년 가장 달라진 점은 연기, 음악, 예능 등 한 분야에만 활동하는 연예인은 급감하고 김승우처럼 다양한 연예분야에 활동하는 엔터테이너가 급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