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2호기 고장으로 발전 중지… 10월 이후 4번이나 고장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최근 잦은 고장과 발전 중지로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전력예비력이 떨어지는 겨울철 전력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울진 원전 2호기는 지난 28일 새벽 2시45분께 터빈제어계통 이상으로 터빈증기 조절밸브가 닫히면서 발전을 중단했다. 울진 2호기는 1989년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업경수로형 95만kW급 원전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울진 2호기 터빈제어계통을 점검한 결과 유압변환기(EHC)의 내부 감지기가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원자로 안전에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안심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고장 기기를 신품으로 교체하고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원전이 고장으로 발전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14번째(시운전 포함)다. 특히 7월 이후 7번째, 10월 이후엔 4번째로 하반기에 원전 고장이 잦아지고 있다.
여기에 고장으로 발전을 중지했다가 재가동한 원전에 문제가 또 발생, 출력을 감발하는 일도 일어났다.
한수원에 따르면 영광 5호기는 지난 2일 정지한 뒤 13일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이틀 만에 이상이 발생해 출력을 85%로 낮춰 가동해왔다. 원전이 출력 감발 상태에서 열흘 넘게 비정상적으로 가동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한수원은 문제가 된 변압기를 교체하기 위해 다음달 3일 영광 5호기를 발전 정지시킬 계획이다.
이 같은 불안한 원전의 행보에 겨울철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겨울철 전력공급능력과 최대수요는 각각 8150만kW, 7913만kW로 공급예비력은 237만kW(3%)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전 1~2기가 고장으로 불시에 발전을 중단하게 되면 전력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정부 절전캠페인, 수요관리 등이 언제까지 전력수급을 책임져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국내 에너지믹스의 기본베이스인 원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전력대란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