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이슈메이커였던 김효주(17·롯데)가 프로 전향을 선언하자 ‘어느 후원사와 얼마에 계약할까?’가 큰 관심사였다. 결국 김효주는 롯데그룹과 계약금(연봉) 5억원에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신인으로서 연봉 5억원은 파격적 대우가 아닐 수 없다. 아마추어 경력이 화려하다 해도 신인 선수의 프로 데뷔 계약금은 1억원 내외가 일반적이었다.
여자프로골퍼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올해 메인스폰서와 계약이 만료되는 여자골퍼는 50여명 정도다. 이들 중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선수는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정도의 계약금을 요구한다. 만약 우승을 했거나 이슈가 됐던 선수라면 더 많은 계약금이 책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야말로 기준없는 몸값 뛰우기 전쟁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프로골퍼를 통한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대형급 선수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터지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상향평준화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날이 갈수혹 스폰서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남자보다 여자 골퍼를 선호하는 국내 프로골프 분위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 스토브리그는 그야말로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최고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골프시장이 양·질적 성장을 이뤘다면 선수들의 몸값 향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은 계약금 요구는 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무리한 계약금을 요구하다 메인스폰서 없이 투어를 전전하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단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선수들의 몸값이 터무니없이 치솟은 것이 사실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과연 목표했던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와 기업 모두가 만족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나무가 아닌 숲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할 때다.